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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 152.3% 폭등…폭염에 밥상 물가 '들썩'

입력 2026-08-09 07:42  

가축·양식어류 폐사 속출…히트플레이션 우려 추석 앞두고 사과·배 가격도 '경고등'
서울 시내 대형마트. (사진=연합뉴스)
이달 들어 기승을 부린 폭염이 밭작물 가격부터 끌어올리기 시작하면서, 농축수산물 전반으로 '히트플레이션'(Heat+Inflation·고온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가 번지고 있다.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시금치 소매가격(100g 기준)은 지난달 7일 784원에서 이달 7일 1,978원으로 152.3% 폭등했다. 오이(다다기계통, 10개당)는 같은 기간 5,369원에서 8,313원으로 54.8% 올랐고, 애호박(1개당)은 1,026원에서 1,504원으로 46.6%, 청상추(100g당)는 1,165원에서 1,651원으로 41.7% 상승했다.

시금치와 상추는 잎이 얇아 수분 증발이 심한 탓에 고온에서 잎이 시들거나 끝이 타 상품성이 떨어지고, 오이·애호박도 폭염 속에서 생육 부진과 낙화, 기형과 발생이 겹치며 출하량이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들 채소류가 원래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 여름철엔 출하량이 줄며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이달 상순 현재 도·소매가는 여전히 평년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가축 폐사도 이어지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폭염으로 가축재해보험에 신고된 폐사 가축은 90만1,602마리로, 이 중 약 95%인 85만6,220마리가 닭과 오리 등 가금류였다. 다만 이 규모는 지난해 동기의 약 55% 수준이어서, 농식품부는 닭고기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 육계 1㎏당 소매가는 그동안 6,000원대를 유지하다 지난 7일 5,925원으로 내려앉았는데, 이는 지난 2월 20일(5,930원) 이후 약 6개월 만에 처음으로 6,000원을 밑돈 것이다.

어업 분야 피해도 커지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고수온으로 폐사한 양식어류는 약 86만4,497마리로 집계됐고, 고수온 경보 발효 해역도 17곳으로 늘면서 우럭·광어·강도다리·전복 등의 폐사 및 조기 출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해수부는 이번 피해 규모가 전체 사육 물량(3억6,805만마리)의 0.23% 수준이고, 폐사 물량의 90% 이상이 출하 크기 미만이라 수급·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전복(5마리당)은 지난달 7일 1만1,287원에서 이달 7일 8,701원으로, 김(10장당)은 1,438원에서 1,433원으로 오히려 가격이 내렸다.

추석을 한 달 반가량 앞두고 과일값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사과(후지)와 배(신고)는 10개당 평균 소매가가 지난 7일 기준 각각 2만5,496원, 4만6,973원이다. 제수용 과일로 많이 쓰이는 사과와 배는 아직 수확기가 남아 최종 작황을 단정하긴 이르지만, 폭염이 길어지면 특품 물량이 줄고 추석 수요와 겹쳐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흐름에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농식품부는 대형마트 등에 닭고기 납품 단가를 1,000원 이상 낮춰 공급하고 육용종란 수입을 완료하는 등 닭고기 가격 안정과 공급 확대를 추진 중이다. 농작물에는 미세 살수 장치와 차광 도포제, 송풍 팬 등을 지원하고 수매 비축 물량도 확보하고 있다. 아울러 기존 국장(농촌소득에너지정책관)이 총괄하던 재해 대책 상황실을 차관이 총괄하는 '사고수습지원본부'로 격상하고, 지난 7일 이후를 '폭염·가뭄 특별관리기간'으로 정해 대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해수부도 지난달 광어·우럭·전복 등 고수온 취약 양식 수산물의 조기 출하를 유도하기 위한 특별전을 열었고, 오는 23일까지는 여름철 밥상 물가 안정을 위해 수산물 전 품목으로 할인전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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