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 여아 발등 밟고 그냥 간 차량…2심도 '뺑소니 무죄'

입력 2026-08-21 12:35  


8세 초등학생을 차로 치어 다치게 한 뒤 약 178m를 더 주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2부(부장판사 정우석)는 지난 14일 특정범죄가중법상 도주치상 혐의로 기소된 A(72)씨의 재판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2024년 1월 SUV 차량을 운전하다 할머니와 함께 길을 걷던 초등학생 김모(당시 8세)양을 조수석 앞 펜더 부분으로 들이받고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충격으로 넘어진 김양의 발등을 차량 바퀴가 밟고 지나갔고, 김양은 전치 2주의 발목 염좌 및 타박상을 입었다.

A씨는 사고 이후에도 운전을 계속해 현장에서 약 178m 떨어진 주차장까지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현장으로 쫓아온 김양 할머니에게 "앞에서 나오는 차량을 보고 비켜 주려다 아이를 보지 못했고, 사고가 발생한 줄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쟁점은 A씨가 사고 발생 사실을 알고도 현장을 떠났는지 여부였다.

앞서 1심 판사는 "A씨 차량의 보닛 높이가 120cm로 비교적 높은 반면 피해 아동은 키가 작아 충격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도주치상 혐의를 무죄로 봤다.

검찰은 A씨가 차량으로 김양을 충격한 사실을 알고도 그대로 운전해 현장을 벗어났다며 1심 판단에 불복해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 역시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A씨가 사고 사실을 인식한 채 도주했다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A씨의 공소사실에 포함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상)죄의 경우 차량이 종합보험에 가입했으면 공소 자체를 제기할 수 없기에 뺑소니 무죄를 포함해 공소를 기각했다.

한편 김양의 부모는 재판 과정에서 제출했던 탄원서에서 "아이가 차에 치였을 때 숨이 안 쉬어질 정도로 아팠다고 한다"며 "사고 이후 사고가 난 도로를 지날 때마다 딸아이가 사고 당시를 떠올리며 힘들어해 이사까지 가야 했다"고 호소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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