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부터 국민연금의 보험료율의 단계적 인상과 소득대체율 상향을 담은 개정 국민연금법이 시행되는 가운데 성인 절반 이상은 여전히 제도를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재정 안정성과 생애 기여-급여 간 형평성을 높여야 한다는 제언을 내놨다.
2일 경총은 '국민 신뢰 제고를 위한 국민연금제도 혁신 방안' 보고서를 발표하고 재정·부과체계·급여·기금운용 등 제도 전반의 구조적 개선 과제를 제시했다.
경총은 지난해 4월 모수개혁과 함께 국가의 지급보장을 명문화하는 국민연금법이 개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월 실시한 대국민 인식조사에서는 '국민연금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5.7%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경총이 제시한 국민 신뢰를 저해하는 주요 요인은 5가지다. 인구구조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재정기반, 가입유형에 따른 이원적 보험료 부과·징수체계, 사회·경제 변화에 부합하지 않는 연금감액제도, 소득재분배 기능에 치우친 급여구조, 기금운용거버넌스의 전문성·독립성 부족 등이다.
경총은 모수개혁과 함께 재정 안전성을 높이는 또 하나의 정책 패키지로 매년 연금급여 인상폭을 결정할 때 물가상승률 외에 기대수명 증가, 가입자 감소 등 인구·경제 변수를 함께 반영하는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해 재정 안정성과 세대 간 형평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가입자 보험료 부과·징수체계 개선 목소리도 나왔다. 2023~2025년 평균 징수율은 사업장가입자 99.43%, 지역가입자 89.94%였다. 경총은 현행 소득 원칙은 유지하되, 국세청 과세자료와의 연계·검증을 강화하고 신고소득과 확인소득 간 차이가 큰 경우 기준소득월액을 적시 조정하는 '하이브리드형 부과체계'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이탈을 막기 위한 보험료 지원 확대 방안도 제시했다. 올해부터 기준소득월액 80만원 미만이면서 재산세 과세표준 합계 6억원 미만, 사업·근로소득을 제외한 종합소득이 연 1680만원 미만인 지역가입자에게 보험료의 50%, 월 최대 3만7950원을 최대 12개월 지원하고 있다. 경총은 지원 대상과 수준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금감액제도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재직자 노령연금 감액제도와 노령연금·유족연금 중복급여 감액제도가 달라진 사회·경제적 여건이나 가입자의 생애 기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만큼, 관련 제도를 폐지하거나 대폭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급여구조 재설계도 제안됐다. 현행 국민연금이 균등급여와 비례급여를 5대5 비중으로 반영해 소득수준별 소득대체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만큼, 균등급여 비중은 줄이고 비례급여 비중은 늘려 기여와 급여 간 연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상철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모수개혁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것은 제도의 기본 원칙과 운영체계 전반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며 "세대 간 부담의 형평성을 높이고 가입자의 기여가 급여에 공정하게 반영되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한편, 기금운용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해 모든 세대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국민연금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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