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업체 내세우고 복구 뒷전 '산불카르텔'…700억 탈루 세무조사

이해곤 기자

입력 2026-09-03 14:59  

유령업체 내세우고 복구 뒷전 '산불카르텔'…700억 탈루 세무조사

이성글 국세청 조사국장이 3일 세종 본청에서 국가재정 갉아먹고 국민의 터전 복구 방치한 '메뚜기 입찰 산불 유령업체' 세무조사 실시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국세청

#경북에서 산림사업을 하는 A씨는 전국에서 약 300회에 걸쳐 산불피해복구 공사에 입찰해 20회를 낙찰 받았다. A씨는 입찰 과정에서 본 사업체 외 5개의 유령업체를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배우자와 유령업체 대표 등에게 급여 형태로 법인자금을 유출한 사실도 밝혀졌다.

#B씨는 강원에서 산립사업을 하면서 유령업체를 사용, 전국으로 사업장을 이전하면서 20회의 공사에 참여했다. 업체 간 20억 원 규모의 거짓 세금계산서를 수수하고, 근로자 근무지와 근로기간을 조작해 30억 원의 가공원가도 계상해 세금을 탈루했다. 법인카드로 명품을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산불피해 복구 공공입찰에 참여하면서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세금을 탈루한 업체들이 세무조사를 받는다.

국세청은 산불피해 복구사업 입찰 과정에서 탈세 혐의가 포착된 10개 산불피해 복구업체를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3일 밝혔다.

국세청은 최근 6년 동안 산불피해 복구사업에 참여한 업체 5,331개 업체 중 낙찰금액 10억 원 이상인 138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를 펼쳐 문제가 있는 10개 기업을 찾아냈다.

조사결과 이들 업체는 유령업체를 내세워 6,500여 회 입찰에 참여했고, 260여 회, 약 230억 규모의 사업을 낙찰 받았다. 이들 업체의 전체 탈루금액은 700억 원에 달했다.

이성글 국세청 조사국장은 "영세하다는 이유로 줄곧 세무검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공공입찰 참여기업에 대해 세금 탈루여부를 집중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조사를 통해 밝혀진 수법은 다양했다.

이들 업체는 지역제한 입찰규정을 회피하기 위해 사업장을 이전해가며 '메뚜기' 입찰을 했고, 한 업체는 16차례에 걸쳐 사업장을 이전하기도 했다.

사업실적 기준 충족을 위해 유령업체 간 수억 원의 세금계산서를 주고 받는가 하면, 낙찰 유령업체와 실사업자를 달리해 소득을 분산시킨 사례도 있었다.

실제로 근무하지 않은 배우자 등 명목상 대표에게 급여 형태로 법인자금을 유출하기도 했고, 산림사업에 필수적인 산림경영기술자격자를 채용하지 않고 수억 원의 자격증 대여료를 급여 명목으로 우회 지급한 것도 확인됐다.

이 국장은 "엄정한 조사로 공공계약 입찰제도의 구조적 허점을 악용해 부당한 이득을 위한 산불 유령업체들의 탈루 세금을 일시보관, 계좌조회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철저히 추징할 계획"이라며 "부당이익을 유출해 편벚적으로 재산을 형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주일가에 대해서는 자금출처까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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