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압박하는 트럼프…급기야 '극단 카드' 꺼냈다

입력 2026-09-05 07:49  

"연준 금리인하 안하면 美가 적자보는 나라와 무역 중단" EU·캐나다·멕시코 대미흑자 거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을 경우 미국이 무역적자를 보는 국가들과의 교역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예상보다 강한 고용지표로 이달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자 대미흑자국과의 교역 중단까지 거론하며 노골적으로 금리 인하를 압박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대단한 고용지표가 방금 발표됐다"고 반색한 뒤 미국의 신용이 강해졌으니 세계 최저 수준으로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우리가 적자를 보고 있는 국가들과 무역을 중단할 것"이라면서 "연방대법원은 어리석고 값비싼 관세 판결에서 '대통령이 그렇게 할 절대적 권한이 있다'고 강력히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관세보다 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 글에서 미국이 무역적자를 보는 국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이후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만나 캐나다와 멕시코, 유럽연합(EU)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백악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는 "어떤 나라들은 금리가 0.5%인데 우리는 4%"라며 "우리는 (금리가) 1%나 0.5%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캐나다와 무역을 전혀 하지 않으면 우리는 900억 달러를 절약한다"면서 "우리는 EU에 연간 2천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 그들과 무역을 하지 않으면 우린 잃을 것이 없다"고 했다.

그는 또 "우리는 멕시코에 연간 1천950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며 미국이 제대로 대우받지 못할 경우 해당 국가와 교역을 중단하면 된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나왔다.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보다 16만2천명 증가했다. 최근 5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고용 증가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15∼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이 반영한 9월까지의 금리 인상 확률은 이날 오전 9시 10분 현재 58.2%로 나타나 전날보다 약 10%포인트 높아졌다.

미국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도 고용지표 발표 직후 0.07%포인트 상승한 4.41%를 나타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이 실제로 교역 중단 실행을 염두에 둔 것인지, 아니면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고용 호조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연준에 압박 수위를 높이는 차원인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오후 백악관에서의 발언으로 미뤄보면 '교역 중단'이라는 카드를 아주 즉흥적으로 제시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 CNBC 방송은 "말 그대로 받아들이면 적자를 보는 국가와 교역을 중단하겠다는 위협은 극단적"이라며 "미국은 주요 교역국을 포함해 수십개국에서 무역적자를 크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정 국가와 교역을 중단하면 미국이 적자를 보는 만큼 절약이 된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지만 미국도 가격 인상은 물론 보복 조치에 따른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실행에 옮긴다면 경제에 큰 타격이 될 강력한 최후통첩"이라고 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전 연준 의장 재임 당시에도 지속해서 금리 인하를 요구해왔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취임 직후에는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들어 다시 금리 인하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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