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자 아기를 낳은 미성년자 친모가 수배 사실이 들킬까봐 다친 아기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아 끝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친모는 만 14세에 불과하던 2022년 8월 당시 강원도의 한 아파트 화장실에서 혼자 출산했다. 임신 기간 단 한 번도 병원 진료를 받지 않은 상황에서 전 남자친구와 사이에서 생긴 아기를 낳은 것이다. 아기는 미숙아였지만 친모는 임신 기간조차 알지 못했다.
B양은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고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A(27)씨의 집에서 아기를 같이 키우기로 했다.
B양이 보호관찰법 위반죄로 수배 중이었기 때문에 신분이 드러날까 두려워 한 것이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쓰는 침대에서 아기와 생활했다. 아기는 잠을 자다 수시로 침대 아래로 떨어져 눈 부위가 붓는 등 다쳤지만, 두 사람은 아기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결국 충분한 돌봄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된 아기는 같은 해 10월 말 숨졌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B양의 수배 사실이 드러날 까봐 경찰에 사망 사실을 신고하거나 시신을 병원에 인도하는 등 정상적인 방법으로 장례를 치르지 않았다.
검거될 것을 두려워한 두 사람은 아기가 사망한 이튿날 새벽 시신을 상자에 넣어 교량 밑에 땅을 파 묻었다.
결국 A씨는 시체유기죄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미성년자였던 B양은 소년부로 송치됐다.
그러나 두 사람의 법적 책임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수사기관은 두 사람이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에게 필요한 의료적 조치와 적절한 양육환경을 제공하지 않은 행위에도 책임이 있다고 보고 지난해 10월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죄와 아동복지법상 유기·방임죄로 또 기소했다.
1심은 A씨에게 "유기·방임행위로 인해 피해 아동이 생후 두 달여 만에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다"고 질타했다.
다만 B양과 동거하는 과정에서 피해 아동에 대한 보호 의무를 부담하게 된 점, 친부가 아니었던 사정 등을 고려해 징역 3년을 선고하되 형의 집행을 5년간 유예했다.
B양에게는 일반 형사재판을 통한 처벌보다는 인도하고 훈육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소년부로 송치했다.
검찰은 1심 구형에 '형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항소했다. 항소심 첫 공판은 16일 열린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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