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성적표 따져보니 '서울 부동산' 1위…S&P500도 제쳤다

입력 2026-09-18 12:50  

최근 20년간 주요 자산 수익률 전국부동산-S&P500-코스피 등 順 "생산적 금융 전환을 위해 금융세제 격차 해소 필요"
사진=연합뉴스
국내 자금이 부동산과 예금에 집중된 구조를 바꾸고 혁신기업과 첨단산업으로 흘러가도록 하려면 금융투자상품의 세제 경쟁력을 높이고 주식시장의 정보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특히 최근 20년간 세금과 기회비용을 반영한 서울 부동산의 연평균 수익률(11.6%)이 코스피(6.0%)의 두 배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나 부동산에 쏠린 가계 자산을 자본시장으로 유도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자본시장연구원 개원 29년 기념 컨퍼런스에서는 '혁신과 성장을 견인하는 자본시장, 생산적 금융 전환 과제'를 주제로 자본시장이 담당해야 할 역할이 논의됐다.

이날 발표에 나선 이효섭 자본연 선임연구위원과 홍병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관세연구팀장은 보유세와 양도세, 거래세 등 각종 세금과 기회비용을 반영해 최근 20년간 주요 자산의 세후 연평균 수익률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서울 부동산이 11.6%로 가장 높았고, 전국 부동산이 7.2%로 뒤를 이었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1%, 코스피 6.0%, 공모펀드 5.7%, 주가연계증권(ELS)은 2.1%로 집계됐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대주주 양도소득세와 금융소득종합과세 등의 영향으로 국내 금융투자상품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자산가일수록 해외주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에 가계 자산을 부동산에서 금융투자상품으로 이동시키려면 부동산과 금융투자상품, 국내와 해외 금융상품, 국내 금융상품 간 세제 격차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식시장 자체의 정보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준석 선임연구위원은 주가 정보성과 생산적 금융에 대한 발표에서 "주가의 정보성은 자금조달 경로, 경영자 학습 경로를 통해 생산적 금융,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특히 연구 결과, 미국은 자금조달 경로와 경영자 학습 경로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반면, 한국은 두 경로 모두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짚었다.

대형 상장기업에서는 자금조달 경로가 작동하고 연구·개발(R&D) 투자의 효율성이 확인되지만 중·소형 상장기업에서는 자금조달 경로와 경영자 학습 경로 모두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주가 정보성이 생산적 금융, 생산적 투자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주가의 정보성을 강화하고 기업의 내부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후 정희철 연구위원은 기업의 무형자산 비중이 커지는 데 비해 국내 금융시스템의 대응은 충분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업의 무형가치와 성장 가능성을 금융으로 연결하기 위해 금융중개 역량과 장기 위험자본 공급 기반을 강화하고 무형자산 관련 회계·공시 등 정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영 연구위원은 한국의 전략산업 벤처투자가 초기 단계에 집중되고 중·후기 후속투자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처럼 후기 단계에서 공동투자를 주도할 허브 벤처캐피털(VC)을 육성하고 기관·대형자본 등 다양한 투자자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금융당국도 자본시장 활성화와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꼭 1년 전 이맘때쯤 정부는 생산적 금융 대전환의 첫걸음을 떼었다"며 "그 1년을 돌아보며 우리 자본시장이 나아갈 길을 함께 묻는 자리라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기간 '박스권'에 머물렀던 코스피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졌다고 평가하면서도 "빠른 성장에는 그림자도 따랐다"고 짚었다.

이어 "중동발 국제유가 급등, 글로벌 금리 상승 압력, AI(인공지능)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 녹록지 않은 과제들이 놓여 있다"며 "정부는 증시 역동성을 확충하면서도 누적된 불안 해소 등 시장의 내실을 함께 다져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증시 수급 기반 확충과 주주 친화적 지배구조 개혁 확산, 코스닥 시장 구조 개편 및 투자자금 확충, 주가조작 엄단 등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신진영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를 좌장으로 벤처 업계와 학계 등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패널토론도 진행된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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