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세 이상 노인 3명 중 1명 이상이 빈곤 상태에 놓인 가운데, 현재 소득 하위 70%에 비슷한 금액을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방식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저소득 노인에게 지원을 집중하고 일자리와 근로장려금, 의료·돌봄 등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소득과 건강 상태에 따른 맞춤형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1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태완 선임연구위원과 한수진 연구원이 '보건복지포럼'(2026년 9월호)에 발표한 '노인 빈곤 개선을 위한 정책 연계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의 상대 빈곤율은 35.9%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가구 평균인 15.3%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노인 3명 중 1명꼴로 중간 소득 수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소득으로 생활하고 있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보면 하루하루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극빈층인 중위소득 30% 이하가 14.2%, 중위소득 30∼40% 미만이 11.9%, 빈곤 탈출 문턱에 서 있는 중위소득 40∼50% 미만이 9.8%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가운데 빈곤선에 근접한 중위소득 40∼50% 미만 노인 9.8%에 주목했다.
2024년 기준 이들이 빈곤 기준선(월 163만9천원)을 넘어서는 데 모자란 돈은 중간값 기준으로 한 달에 17만7천원에 불과했다. 비교적 적은 금액만 보태줘도 당장 빈곤층 명단에서 벗어날 수 있어, 한정된 국가 재정으로 노인빈곤율을 가장 빠르게 끌어내릴 수 있는 핵심 구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행 기초연금은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비슷한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는 구조여서 빈곤 정도에 따른 지원의 차이가 크지 않다.
연구진은 한정된 재원을 빈곤 정도가 심한 노인에게 더 집중하는 '하후상박' 방식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소득 수준에 따라 기초연금과 일자리, 복지제도를 연계하는 단계별 지원 방안도 제시했다.
생계가 막막한 극빈 노인의 경우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에 공익형 일자리를 연계하면 소득을 늘리는 동시에 사회활동을 통한 건강 증진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지금은 일자리에서 돈을 벌면 그만큼 생계급여가 깎여 오히려 일할 의욕을 꺾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 연구진은 노인이 일해서 번 소득을 생계급여 계산에서 과감하게 빼주는 공제 제도를 서둘러 손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빈곤선에서 조금만 소득이 늘어도 벗어날 수 있는 차상위 계층에는 기초연금과 근로장려금, 공익형 일자리를 함께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개편된 기초연금 35만원에 공익형 일자리 월급 29만원, 근로장려금을 합치면 매달 75만원 안팎의 안정적인 현금 소득을 확보해 빈곤선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주택을 보유했거나 경제적 여력이 있는 중산층 이상 노인에게는 공적 지원을 확대하기보다 보유 자산을 활용해 노후소득을 마련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한국 노인은 전 재산이 집 한 채에 묶여 있는 경우가 많은 만큼, 살던 집에 그대로 살면서 매달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과 국민연금, 민간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스스로 노후를 꾸려가도록 물꼬를 터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연구진은 아울러 몸이 아파 일자리에 참여할 수 없는 취약 노인을 위해 긴급 의료지원과 재난적 의료비 지원을 강화하고, 집에서 치료와 보살핌을 받는 통합돌봄망을 촘촘히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노인층 지원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청장년층의 세금 부담이 커져 세대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균형 있는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