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AI와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대한 기대가 이어졌지만, 주요 기술주의 주가 흐름은 엇갈렸다.
알파벳은 차세대 AI 모델의 성능과 공개 시점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소송 부담까지 겹치면서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테슬라는 장중 강세를 이어가다가 장 막판 하락 전환했고, 브로드컴도 앤트로픽을 둘러싼 ‘상호 지출 구조’ 우려에 약세를 보였다.
반면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는 AI용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웃돌고 있다는 전망에 상승했다. 액센추어의 호실적은 AI가 기존 IT 서비스 사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완화하며 경쟁사 주가에도 힘을 보탰다.
알파벳, 차세대 AI 모델 공개에도 하락
구글은 전날 장 마감 직후 차세대 AI 모델 ‘제미나이 4 아르곤’을 공개했다. 알파벳 (GOOGL)의 아르곤은 지난 2월 나온 ‘제미나이 3.1 프로’ 이후 약 7개월 만에 선보인 구글의 새로운 최상위 모델이다.
코딩 능력을 포함한 여러 성능 평가에서 오픈AI와 앤트로픽의 경쟁 모델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복잡한 작업을 더 오랫동안 처리할 수 있도록 한 번에 출력할 수 있는 토큰도 기존 6만4천 개에서 업계 최고 수준인 100만 개로 크게 늘렸다.
다만 구글은 성능이 좋아진 만큼 오남용 위험도 커졌다며 당분간 일반 이용자에게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신제품 공개 직후 시간외거래에서는 주가가 올랐지만, 정규장에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인베스터스 비즈니스 데일리는 일반 이용자가 언제부터 아르곤을 사용할 수 있을지, 실제 성능이 어느 정도일지도 아직 불확실하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코딩을 비롯한 핵심 성능을 두고 구글 내부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는 소식도 나왔다. 여기에 구글의 광고 기술 독점으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언론사들이 32억 달러가 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법원 판단까지 나오면서 알파벳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 긍정적 평가에도 막판 하락 전환
웰스파고는 마이크로소프트 (MSFT)를 4분기 ‘전술적 아이디어’ 종목에 추가하고, 목표주가를 700달러에서 725달러로 높였다.
연말까지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긍정적인 재료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AI 경쟁력이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과 오는 11월 열리는 연례 기술행사 ‘이그나이트’, 새로운 사업부문 보고 방식을 주요 동력으로 꼽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새로운 AI 음성 모델도 공개했다. 실시간 음성을 글로 바꾸는 모델과 새로운 음성을 생성하는 모델이다. 회사는 이 가운데 실시간 음성인식 모델이 외부 평가에서 정확도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증권사의 긍정적인 평가와 AI 모델 공개에 주가는 장중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장 막판 하락 전환했다.
스페이스X, 유인 우주선·AI 칩 발사 성공
스페이스X (SPCX)는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운 팰컨9 로켓을 국제우주정거장으로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이번 비행은 우주 환경에서 인간의 건강과 신체 능력을 연구하는 과학 임무다.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 가능성을 시험하기 위한 구글의 AI 칩 ‘TPU’도 팰컨9을 통해 우주로 발사됐다는 소식이 나왔다.
유인 우주선과 AI 칩 발사 소식에도 스페이스X 주가는 하락 마감했다.
브로드컴, 앤트로픽 대출의 이해상충 우려
브로드컴 (AVGO)이 앤트로픽에 최대 420억 달러를 대출하는 데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앤트로픽은 앞으로 5년 동안 컴퓨팅 자원을 빌리는 데 총 1천252억 달러를 지출할 계획이다. 이번 대출만으로도 이 금액의 약 3분의 1을 충당할 수 있다.
앤트로픽은 내년 브로드컴의 최대 고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브로드컴이 앤트로픽에 자금을 빌려주고, 앤트로픽은 그 돈으로 다시 브로드컴의 컴퓨팅 자원을 사용하는 ‘상호 지출 구조’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앤트로픽 역시 브로드컴이 하드웨어 공급과 자금 지원을 동시에 맡는 데 따른 이해상충 가능성을 언급했다. 거래 구조를 둘러싼 우려가 부각되면서 브로드컴 주가는 하락 마감했다.
테슬라, 유럽 판매 회복에도 막판 약세
테슬라 (TSLA)는 유럽에서 판매 회복세를 이어갔다.
9월 신차 등록 대수는 프랑스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가까이 늘었고, 스웨덴에서도 38%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유럽 전체 등록 대수도 지난해보다 43% 넘게 늘면서 유럽 전기차 시장 전체의 성장률을 웃돌았다.
지난해 판매가 부진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에 연료비 상승과 정부 보조금, 전기차 수요 회복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 판매 회복 소식에 테슬라 주가는 장중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장 막판 하락 마감했다.
마이크론, 장기 공급계약 2031년까지 확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MU)가 전날 장 마감 이후 발표한 실적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다. 매출과 주당순이익, 잉여현금흐름이 크게 늘었고 장기 공급계약도 추가로 확보했다.
다만 시장은 매출총이익률 전망에 주목했다. 지난 분기 87%였던 매출총이익률이 이번 분기에는 86.25%로 소폭 낮아질 것으로 제시됐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은 직원 보상에 따른 일시적인 영향이라며 이번 분기 이후에는 매출총이익률이 다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도 여전히 강하다. 최고경영자는 AI용 메모리 수요가 워낙 많아 고객들이 원하는 물량을 모두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기 공급계약은 2031년까지 확대됐다. 회사는 2027년과 2028년 메모리 수급이 올해보다 더 빠듯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UBS도 고객들이 계약 기간을 2031년까지 늘리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장기적인 수요와 가격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에 마이크론 주가는 상승 마감했다.
SK하이닉스, AI용 SSD·메모리 부족 기대
SK하이닉스 ADR (SKHY)은 AI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SSD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회사 솔리다임의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등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은 아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씨티의 긍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씨티는 내년 AI 수요에 힘입어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내다보며, 10월부터 관련주를 조금씩 사들일 것을 권고했다.
SK하이닉스에는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300만원을 제시했다.
마이크론의 양호한 실적과 전망, 한국 반도체 수출 호조까지 더해지면서 SK하이닉스 주가는 상승 마감했다.
코르테바, 종자사업 분사 완료
농화학업체 코르테바 (CTVA)는 종자와 유전 사업을 담당하는 ‘바일러’를 공식 분사했다.
이에 따라 코르테바는 앞으로 작물보호 사업에 집중하게 된다.
분사 이후 코르테바 주가는 기존보다 약 84% 낮아진 것으로 표시됐다. 하지만 바일러의 기업가치가 코르테바에서 빠져나가면서 기준가격이 조정된 결과로, 실제 주가가 하루 만에 84% 급락한 것은 아니다.
액센추어 호실적에 IT 서비스주 동반 강세
IT 서비스·컨설팅업체 액센추어 (ACN)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과 주당순이익뿐 아니라 연간 매출 전망도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시장에서는 AI가 기존 IT 컨설팅 업무를 직접 처리하기 시작하면 액센추어 같은 기업의 사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그러나 이번 실적을 통해 기존 사업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관련 우려가 완화됐다. 매수세는 업종 전반으로 확산했고, IBM과 코그니전트 등 경쟁사들도 함께 상승했다.
코히런트, 데이터센터 광모듈 수요 기대
번스타인은 코히런트 (COHR)에 대한 분석을 시작하면서 ‘시장수익률 상회’ 의견과 목표주가 350달러를 제시했다.
데이터센터가 더 빠른 네트워크 장비로 전환할수록 장비 사이를 연결하는 광모듈 수요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AI 데이터센터의 네트워크 고도화에 따른 성장 기대가 부각되면서 코히런트 주가는 상승 마감했다.
시놉시스, 아마존·오픈AI와 협력 확대
시놉시스 (SNPS)는 아마존과 10억 달러가 넘는 규모의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아마존에 맞춤형 반도체 설계자산을 공급하고, AI 엔지니어링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시놉시스는 오픈AI와 함께 반도체 설계에 특화된 AI 모델인 ‘GPT-시놉시스’도 출시한다고 밝혔다.
아마존과 오픈AI 등 대형 고객사와 협력을 확대하면서 향후 성장에 대한 기대가 커졌고, 시놉시스 주가는 상승 마감했다.
로켓랩, 발사 수주 100회 돌파
로켓랩 (RKLB)은 일본 위성업체 신스펙티브와 일렉트론 로켓을 20차례 발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더하면 앞으로 예정된 로켓랩의 발사 수주는 100회를 넘어선다.
씨티가 로켓랩에 대해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105달러를 제시한 점도 주가에 힘을 보탰다.
대규모 발사계약과 증권사의 긍정적인 평가에 로켓랩 주가는 상승 마감했다.
컨스텔레이션 에너지, 아마존과 20년 전력 계약
컨스텔레이션 에너지 (CEG)는 아마존과 20년간 전력을 공급하는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장기 계약을 바탕으로 메릴랜드 원자력발전소에 3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발전설비를 개선하고 발전용량도 늘릴 예정이다.
장기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판매할 고객을 확보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컨스텔레이션 에너지 주가는 상승했다.
오은비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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