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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경유 수출 금지"…유럽 덮친 '디젤 쇼크', 한국은?

배창학 기자

입력 2026-10-02 14:36   수정 2026-10-02 14:39

    미국 경유 재고, 40여년만 최저치 트럼프 "유럽 비축 경유 40% 풀라" 유럽, 정유 추가 생산 여력 소진 경유 수출 대표국 한국 수혜 기대감
    <앵커>
    러시아와 중국, 중동에 이어 미국마저 경유 수출 금지를 검토하면서 유럽이 때 아닌 '디젤 쇼크'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경유 가격이 치솟아 글로벌 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중인데, 우리 정유 업계는 업황 반등의 호재로 작용한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산업부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미국이 왜 경유 수출을 막으려는 겁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하면 경유 자체가 부족해졌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세계 최대 경유 수출국으로 최근 하루에만 약 130만 배럴을 해외로 보냈습니다.

    러시아와 중국, 중동 등이 전쟁 여파로 공급량을 줄이면서 미국이 빈자리를 메웠는데, 40여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재고가 바닥났습니다.

    경유가 귀해지면서 소비자 가격도 지난달 갤런 당 6.53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미국산 디젤 수출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동시에 프랑스, 독일 등에 앞으로 6개월간 비축 경유 1억 2천만 배럴을 풀라고 요구했습니다.

    유럽 연합 전체 비상용 경유분의 40% 넘는 양입니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미국이 우리 힘만으로 경유 가격을 낮출 수 없으니 유럽도 거들라고 경고한 겁니다.

    <앵커>
    그러면서 유럽에서는 디젤 대란이 일어났다고요?

    <기자>
    유럽은 지난 15년간 정유 생산량을 축소하는 중인데 최대 공급처인 미국마저 고삐를 조이면서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유럽 내 100곳이 넘던 정유 시설 중 30곳은 문을 닫거나 바이오 연료 시설로 간판을 바꿔 달았습니다.

    그러면서 하루에 정제할 수 있는 정제량은 20년도 안 돼 20% 넘게 감소했습니다.

    대신 러시아와 중국에 손을 내밀었는데 여의치 않자 중동, 미국에 손을 벌렸지만 모두 손을 놓아버린 겁니다.

    유럽 정유 공장들은 이미 최대 가동률로 운영 중이라서 더 이상 생산을 늘릴 수도 없어 현지 디젤 가격이 톤당 1,500달러를 넘겼습니다.

    빠진 만큼 추가로 생산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 보니 가격이 폭등해 디젤 쇼크를 맞게 된 겁니다.

    <앵커>
    그런데 유럽의 위기가 오히려 한국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요?

    <기자>
    한국은 수입한 원유를 경유 같은 고부가 가치 제품으로 만들어 수출하는 대표적인 정제 국가입니다.

    지난해 국내 정유 4사가 해외에 판매한 석유 제품은 4억 8,535만 배럴에 달하는데 가장 많이 판 게 경유입니다.

    비중으로 따지면 40%가 넘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제품이 우리 정유사들의 최대 수출품인 겁니다.

    실제로 지난달에는 한국에서 10만 톤에 달하는 경유를 실은 유조선이 2만km 가까이 떨어진 유럽으로 향하기도 했습니다.

    평소라면 높은 운임비 때문에 채산성이 나오지 않은데 유럽 경유가가 확 뛰면서 돈이 남는 구조가 된 겁니다.

    항공유도 비슷합니다.

    지난달 유럽이 한국에서 들여간 항공유는 하루 12만 9천 배럴로 4년 만에 최대치입니다.


    어제 나온 9월 수출 통계를 뜯으니 석유 제품 수출액은 72억 2천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70% 이상 늘었는데 물량은 오히려 7% 줄었습니다.

    한국산 석유 제품 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신호로 정유사들의 수익성 개선에 힘이 실리는 중입니다.

    <앵커>
    그러면 에쓰오일을 포함한 국내 정유사가 얼마나 수혜를 보고 있는지 무엇으로 판단해야 합니까?

    <기자>
    ‘디젤 크랙’을 봐야 합니다.

    쉽게 말하면 원유를 사서 경유로 바꿔 팔았을 때 원유 가격과 제품 가격 사이에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아시아 내 저유황 경유의 정제 마진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전 배럴당 약 22달러 수준이었는데 지난달에는 87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뛰었습니다.

    원유값보다 경유값이 훨씬 더 빠르게 올랐다는 게 핵심입니다.

    에쓰오일은 직전 2분기 영업이익 9,650억 원 중 5,324억 원을 정유 부문에서 냈습니다.

    정제 마진 강세가 실적을 견인한 겁니다.

    상장사별로 차이는 있습니다.

    에쓰오일은 직접적인 수혜가 가능하지만 GS와 HD현대는 각각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를 통해 반영됩니다.

    SK이노베이션도 SK온을 비롯한 여러 사업군이 섞여 있습니다.

    <앵커>
    산업부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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