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변압기 수입 시장에서 중국산 비중이 줄고 한국산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이 공급망 안보를 이유로 외국산 전력기기 규제를 강화하면서, 현지 생산공장을 보유한 국내 전력기기사의 경쟁력이 부각될 전망이다.

올해 8월 미국 변압기 수입에서 중국산 비중은 6.2%로, 7월 9.0%보다 2.8%p(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산 비중은 13.2%에서 14.6%로 1.4%p 높아졌다.
특히 대형 변압기에서 중국산 비중 감소가 두드러졌다. 7월 10.2%였던 중국산 비중은 8월 4.3%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미국이 전력망 보안을 앞세워 전력기기 공급망 관리가 강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26일 우려국과 연계된 전력기기의 구매·수입·설치 등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미국 전력회사들이 공급망 안보와 안정적인 조달을 중시할수록 중국산을 대체할 공급사의 중요성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초고압 변압기에 강점을 가진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이 주목받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미국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현지 생산과 납기 대응력을 앞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LS일렉트릭도 데이터센터용 배전 솔루션을 중심으로 북미 투자 확대의 수혜가 기대된다.
미국 전력기기 시장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과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맞물리면서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 생산이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국산 장비의 진입까지 제한되면 국내 기업의 가격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다.
실제 주요 전력기기 납기는 기존 12~18개월에서 2년 이상으로 길어진 상황이다. 일부 변압기 장비의 경우 최근 5년간 최대 9배 비싸지기도 했다.
올해 공시된 주요 북미 수주 규모는 효성중공업이 1조 1,735억 원, HD현대일렉트릭이 7,403억 원이다.
실적 성장 기대도 커지며 처음으로 영업익 1조 클럽 가입도 유력하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의 영업이익을 각각 1조 2,224억 원, 1조 1,183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늘어나는 수주를 실제 매출로 연결하기 위한 생산능력 확보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변압기 공장의 생산능력을 2028년까지 현재보다 50%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멤피스 공장은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765kV급 초고압 변압기를 설계·생산할 수 있는 거점이다.
현지 생산 품목도 변압기에서 차단기로 넓힌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에너지 인프라 기업 콴타서비스의 자회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캐논스버그 공장에서 초고압 차단기를 생산할 예정이다. 차단기는 전력망에 이상이 발생했을 때 전류를 끊어 설비를 보호하는 장치다.
취재 결과, 합작법인은 이달 중하순 생산을 시작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멤피스 공장이 초고압 변압기를, 합작법인 공장이 초고압 차단기를 맡아 미국 전력회사에 공급할 수 있는 제품군을 확대하는 것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앨라배마주 제2공장에 약 2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내년 4월 준공을 목표로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을 기존보다 50% 확대하고, 765kV급 제품의 제조·시험 설비도 확보할 계획이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 하락은 단기 실적의 부담 요인이다. 달러로 받은 수출대금을 원화로 환산할 때 매출액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6월 말 1,549원 수준에서 최근 1,349원으로 하락했다. 실제 3분기 실적을 앞두고도 환율 하락이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환율 하락과 일부 납품 일정 조정은 단기적인 요인으로, 현지 공장 증설 효과로 중장기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안타증권은 "미국 공급망 재편이 국내 전력기기 업체의 중장기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며 "기존 수주잔고와 새로게 확보할 수 있는 고객으로 내년 이익의 성장도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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