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바이오 기업들이 올해 상반기에만 130조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신약 개발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 같은 중국의 성장 배경으로는 빠른 임상 시험 속도가 꼽힌다. 한국 정부도 임상 승인 기간 단축에 나섰지만, 실질적인 개발 기간을 줄이기 위한 추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글로벌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 차이나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바이오 기업들이 올해 상반기 체결한 기술이전 계약 규모는 약 130조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의 70%를 웃돌았다.
계약 규모 기준 전 세계 상위 10대 거래 가운데 8건을 중국 기업이 차지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CSPC의 계약이 약 24조원으로 가장 컸고 BMS와 헝루이, 화이자와 이노반트 등의 계약이 뒤를 이었다.
중국 바이오 산업의 성장 배경에는 정부의 지속적인 육성과 임상시험 기간 단축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임상시험 승인 기간을 기존 60일에서 30일로 줄인 데 이어 20일까지 단축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중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할 경우 미국보다 평균 7개월가량 빠르고, 임상 비용도 1상은 30~50%, 2상은 15~30% 저렴한 것으로 분석됐다.
임상시험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면 신약 후보물질의 효능과 안전성을 조기에 검증할 수 있고,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협상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한국 정부도 신약 개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임상시험 승인 절차 개선에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사전검토 결과 적합 통지서를 받은 임상시험에 대해 승인 신청 처리기간을 기존 30일에서 10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제약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임상시험계획 승인에 필요한 제출서류 간소화와 사전검토 활성화 방안도 논의했다.
다만 승인 신청 단계의 처리기간을 단축하는 것만으로는 신약 개발 전반의 속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단축 혜택을 받으려면 별도의 사전검토 절차를 먼저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기업들이 체감하는 기간을 줄이려면 사전검토부터 최종 승인까지 걸리는 전체 시간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국내 바이오벤처들은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 계약을 추진하는 만큼, 초기 임상 지연은 개발비 부담과 후속 투자 유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혜윤 한국보건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임상시험계획 승인신청 기간을 줄이는 일은 초기 개발 단계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에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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