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 주가 급락과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 추진설로 주주들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솔리다임 상장이 오히려 SK하이닉스의 중장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외 분석이 나왔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블룸버그 산하 금융시장 리서치 조직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의 마사히로 와카스기 선임 산업 애널리스트는 지난 15일 보고서에서 "솔리다임 상장의 이점이 SK하이닉스의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넘어설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솔리다임의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중복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8일 솔리다임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IPO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전 투자 유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모 규모는 약 100억~150억달러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상장 계획을 공식화하지 않았다.
BI는 솔리다임이 상장을 통해 외부 자본을 조달하면 SK하이닉스의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솔리다임이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생산능력 확대와 연구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자체 조달하면, SK하이닉스는 기존 자금을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등에 집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주들이 우려하는 지분 희석에 따른 실적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BI는 솔리다임이 SK하이닉스 전체 순이익의 10%를 차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외부 투자자에게 지분 10%를 배정하면 SK하이닉스의 주당순이익(EPS)이 약 1%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외부 투자자 지분율이 20~30%로 확대되더라도 EPS 감소 폭은 2~3%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BI도 복잡한 지배구조에 따른 기업가치 할인 가능성은 인정했다. 지난 6일 기준 SK스퀘어의 순자산가치(NAV) 대비 할인율이 42%에 달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솔리다임 상장에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솔리다임 상장 논란에 대해 애널리스트들도 서로 눈치를 보며 몸을 사리는 분위기"라며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가 이미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며 중복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약 88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상반기에만 98조1,52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일 입장문을 통해 자체 자금으로 모든 투자를 충당하는 것이 반드시 최적의 선택은 아니라면서도, 솔리다임 상장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으며 주주 이익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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