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중간선거에서의 공화당 참패로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된 사람이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라는 분석이 나온다.
머스크가 지지한 공화당 후보들이 거의 모든 곳에서 완패했다며 머스크야말로 이번 선거의 최대 패배자라고 폴리티코와 CNBC 방송이 4일(현지시간) 묘사했다.
머스크는 이번 중간선거에 총 4억4천600만 달러(약 5천978억원)를 지출해 선거에 출마하지 않은 개인이 개별 선거에 쓴 역대 최대액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억 달러를 들였을 정도로 텍사스주 상원의원 선거에 공을 들였지만, 민주당의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가 공화당의 켄 팩스턴 후보를 누르고 승리를 확정 지어 머스크의 거액 기부금은 무위로 돌아가게 됐다.
텍사스는 1988년 이후 민주당 상원의원이 당선된 적이 없어 공화당 텃밭으로 분류되던 지역이다.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본사 소재지이기도 하다.
머스크가 적극 지지한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도 민주당 소속 지나 히노호사 후보에 밀렸다.
머스크가 직접 설립한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 단체) '아메리카팩'이 8천700만 달러를 지출한 44개 연방 선거구 중 공화당이 승리를 거둔 곳은 단 3곳 뿐이다.
29개 선거구에서는 패배가 확정됐고, 12곳은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머스크도 엑스(X·옛 트위터)에 "이번에는 내 선거 개입용 우주 레이저가 작동하지 않은 모양"이라며 씁쓸한 반응을 보였다.
스페이스X와 테슬라 핵심 거점인 텍사스를 민주당이 장악하게 돼 데이터센터 건설 등 머스크의 사업이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공지능(AI) 사업은 세제 혜택부터 환경 인허가까지 주정부의 협조가 관건이다.
히노호사 주지사 당선인이 "텍사스를 운영하는 데 있어 매우 안락하게 지내던 권력자들로부터 힘을 되찾아 오겠다"고 공언했을 정도로 주 정부가 제동을 걸 가능성이 커졌다.
탈라리코도 승리 연설에서 "그 어떤 억만장자나 조만장자도 선거를 돈으로 살 수 없도록 정계에서 '빅 머니'(거대 자본)를 없애야 한다"며 "상위 1%에만 이득이 된 조작된 경제 체제를 해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유일 조만장자가 머스크인 만큼 그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헌터브룩 미디어는 "전국적으로 데이터센터에 대한 반감이 심했지만, 텍사스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센터를 지을 수 있는 'AI 오아시스'가 될 예정이었다"며 "그런데 이번 선거가 이를 바꿔놨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이 현재로선 꽤 괜찮아 보인다"고 전날 밤 별도 X 게시물에 적었을 정도다.
민주당은 청문회도 벼르고 있다. 상원 초당파 기구 영구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리처드 블루먼솔(코네티컷) 의원은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면 머스크와 정부효율부(DOGE)를 조사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인터넷 접속 제한, 연방정부와 체결한 수십억 달러 상당의 계약, 청정에너지 보조금 등을 둘러싸고도 광범위한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러한 우려에 즉각 반응하듯 이날 스페이스X 주가는 개장 전 거래에서 3.6%, 테슬라는 3.5% 하락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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