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삼아 '우리 영웅 되보게' 말한 게 현실 됐죠"

입력 2017-05-30 19:48  

"장난삼아 '우리 영웅 되보게' 말한 게 현실 됐죠"

'세대교체' 한국 배드민턴, 14년 만에 세계혼합단체 우승

강경진 감독 "너무 벅차서 정신없이 코트 뛰어나갔다"




(영종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모두가 한국 배드민턴의 위기를 이야기할 때,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 한국 대표팀은 14년 만에 세계혼합단체전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후 이용대를 비롯한 핵심 선수의 은퇴로 세대교체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나온 '깜짝 우승'이라 더욱 뜻깊다.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열린 세계혼합단체선수권 정상에 오른 한국 대표팀은 수디르만컵(우승컵)을 앞세우고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개선했다.

지난해 리우 올림픽에서 '노골드'에 그쳤던 한국 배드민턴은 이번 우승으로 다시 세계 정상에 복귀할 토대를 마련했다. 특히 젊은 선수가 국제대회에서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소득이다.

지난해 12월부터 대표팀을 이끈 강경진(44) 감독은 귀국 환영 행사에서 "공항에서 반겨주시는 게 얼마 만인지 기억도 안 난다"며 "기적 같은 우승에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 젊은 선수가 가능성을 보여준 덕분에 한국 배드민턴의 장래가 밝다"고 소감을 전했다.

강 감독은 28일 중국과 결승에서 우승을 확정한 순간 누구보다 큰 세리머니와 함께 코트에 '난입'했다.

당시를 떠올리며 강 감독은 "사실 점수 차가 많이 난 상태로 이겨서 퍼포먼스가 있어야 할 것 같았다. (세리머니를) 준비하다가 끝나는 순간 너무 벅찬 마음으로 정신없이 코트에 뛰어들었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보냈다.






세계혼합단체선수권은 남자단식·여자단식·남자복식·여자복식·혼합복식까지 5경기를 치러 3경기를 먼저 이긴 쪽이 승자가 된다.

한국은 중국과 결승에서 여자단식·여자복식·혼합복식에서 승리했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국제대회 여자경기는 중국 선수가 금·은메달을 독식하는 일이 비일비재할 정도였지만, 이번에 한국 여자대표팀은 중국을 일축하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나경민(41) 여자대표팀 코치는 "여자 선수는 이번 대표팀에서 많이 안 바뀌었다. 게다가 상대가 많이 붙어봤던 선수였다. 한국과 현지에서 많이 준비해 자신 있게 경기한 게 승리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건 우승을 확정한 최솔규(22)-채유정(22) 혼합복식 조다.

2-2로 맞선 상황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선 세계랭킹 14위 최솔규-채유정은 세계랭킹 2위 루카이-황야충을 2-0(21-17 21-13)으로 완파했다.

채유정은 "부담감이 없진 않았지만, 모두가 믿고 있다는 생각에 책임감을 느끼고 경기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경기 들어가기 전에 장난삼아 (파트너 최솔규에게) '우리 영웅 한 번 되보게'라고 말한 게 현실로 이뤄져 감격이 컸다"고 말했다.

세대교체가 진행 중인 남자 대표팀도 이번 대회에서 많은 걸 얻었다.

남자 대표팀 주장 손완호(29)는 "전력이 약해진 게 사실이다. 여자팀은 워낙 잘해와서 걱정 안 되지만, 남자팀은 세대교체 과정이다. 이번 경기를 계기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듬어지면 (후배들이)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4b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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