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2007년 시리아핵 공습 시인…"북한 도움 받은 시설"

입력 2018-03-21 16:39  

이스라엘 2007년 시리아핵 공습 시인…"북한 도움 받은 시설"
시리아 사막에 건립된 원자로 공습사실, 10년만에 기밀 해제
"시리아, 北 영변 원자로와 같은 시설물 건설 시도했다 피격"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이스라엘이 2007년 시리아 정부가 비밀리에 건설 중이던 원자로를 공습해 파괴한 사실을 10년여 만에 공개했다.
그동안 이스라엘 군이 시리아가 북한의 도움을 받아 건설 중이던 핵 시설을 파괴했다는 의혹은 꾸준히 제기돼왔으나 이스라엘 당국이 이를 직접 시인한 것은 처음이다.
20일(현지시간) AP, AFP,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군 당국은 2007년 9월 시리아 정부가 동부 데이르에조르 주에 건설 중이던 알-쿠바르 원자로에 대한 공습을 감행해 관련 시설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이어 10여년만에 기밀 해제된 당시 군사작전에 관한 군 내부 문서에는 전투기 조종석에서 촬영된 공습 당시의 사진과 영상, 핵 시설 사진 자료와 작전에 관한 군 관계자의 증언을 담은 녹화 영상 등이 포함됐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007년 9월 5일 오후 10시 30분부터 이튿날 오전 2시 30분까지 4시간여 동안 F-16과 F-15 전투기 각각 4대씩 모두 8대를 투입해 시리아 정부가 은밀히 건설 중이던 원자로 시설을 타격했다.
군 당국이 기밀 해제된 자료를 공개하면서 낸 성명에 따르면 당시 시리아 정부는 데이르에조르의 사막 지역에서 수년간 은밀히 원자로를 건설 중이었으며 그해 말께부터 이 원자로를 가동할 예정이었다.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인 가디 아이젠코트 중장은 이날 낸 성명에서 "이스라엘 공군 전투기가 2007년 9월 5∼6일 사이의 건설 중이던 시리아의 원자로를 야간에 성공적으로 타격해 파괴했다"고 밝혔다.
아이젠코트 중장은 "해당 원자로는 완공이 임박한 상태였다. 군사작전을 통해 이스라엘과 역내 전체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으로 부상하던 시리아 핵 시설을 성공적으로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이 시리아 내 비밀 핵시설을 파괴하는 군사작전을 펼친 사실은 그동안 국제사회에서는 공공연한 비밀로 통했다.
공습 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2008년 미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시리아가 비밀리에 원자로를 짓고 있었으며 이를 이스라엘군이 파괴했다는 발언이 나왔다.
2011년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시리아에서 파괴된 시설이 비밀리에 건설되던 원자로였으며 당시 입수된 자료에 따르면 시리아가 북한의 도움을 받아 북한 영변 흑연감속로 방식의 원자로와 거의 동일한 원자로를 건설 중이었다고 밝혔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스라엘 정보 관계자들에 따르면 시리아 내 시설은 핵무기 제조용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영변 핵시설 단지와 거의 똑같았고 고도의 방사성 물질 생산을 불과 수주 앞두고 있었다"고 전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회고록 '결정의 순간들'(Decision Points)에서 당시 이스라엘군의 타격 목표물이 시리아가 북한의 도움으로 비밀리에 짓던 원자로였다고 밝힌 바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이스라엘 정부가 부시 행정부에 문제의 핵 시설에 대한 공습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하자 이스라엘군이 직접 공습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는 10년도 지난 이제야 시리아 핵 시설 공습 사실을 공개하는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외신은 최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과 국제사회에 시리아의 동맹국 이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달라고 주문하던 와중에 이런 사실을 공개한 데 주목하고 이란에 보내는 경고성 메시지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군의 아이젠코트 중장도 성명에서 "2007년 원자로 공습의 메시지는 이스라엘은 자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시설이 건설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며 "우리의 메시지는 2007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하며 가까운 장래와 먼 미래에도 그렇다"고 강조했다.
mong071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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