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폼페이오' 강경 美 외교안보라인 첫 시험대
회담 실패시 군사옵션 가능성 시그널?…'비핵화' 대북압박·경고성 메시지될듯
북한 체제유지 안전판 '핵포기 주저'로 난항 예상도…변수 작용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3일(현지시간) 1년 만에 '시리아 공습'에 나섬에 따라 다가올 북미정상회담 국면에 변수로 작용할지 그 여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미 행정부의 대응은 '슈퍼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신임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현재 인준 절차가 진행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내정자 등 '전시내각'이란 말까지 회자됐던 '신(新) 외교·안보진용'이 맞닥뜨린 첫 시험대이자 대북 협상 등 향후 대외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리트머스 시험지로 여겨져 왔다.
특히 이번 공습은 볼턴 보좌관이 지난 9일 취임한 지 4일 만에 이뤄진 '첫 작품'이기도 하다.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에 맞선 보복 차원에서 1년 전보다 훨씬 고강도 수준으로 진행된 이번 공습은 무엇보다 최근 물밑 접촉을 통해 '비핵화 조건과 경로' 등을 조율 중인 북한에 대해서도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이는 강한 경고성 메시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며칠간 시리아 공격에 대한 말 바꾸기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결국 "멋지고 새롭고 '스마트'한 미사일이 날아갈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경고'가 단순한 엄포가 아닌 '현실'로 귀결되면서다.
미국 측이 "시간벌기용 논의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조치'에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하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속도전에 나선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의 눈높이 맞추기에 실패, '빈손 정상회담'에 그칠 경우 군사옵션 실행 가능성이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시그널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인 셈이다.
실제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는 전날 상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북한이 되돌릴 수 없는 영구적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까지 "보상은 없다"고 못 박으면서 북한의 '레짐 체인지'를 추구한다는 세간의 우려를 부인하며 외교적 해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대북 군사옵션 사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북한이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는 조짐이 보인다면 "외교를 넘어서야만 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응징 차원에서 시리아에 '본때'를 보여준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공격이 북미 협상을 복잡하게 만드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리비아 카다피 정권의 붕괴에 이은 이번 시리아 사태는 '체제 생존'을 절체절명의 과제로 여겨온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 안전판으로 여겨온 핵을 더 포기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CNN 방송은 이날 "북한의 오랜 '동맹'이기도 한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공격은 북미정상회담을 한층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공격이 북한이 핵무기를 원하는 이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 세계에 걸친 미국의 군사적 개입에 대한 억지력을 핵무기 보유의 정당화 사유로 주장해온 북한이 이번 미국의 시리아 공격을 미국의 비핵화 요구에 대한 '반론'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지난해 "김 위원장이 핵을 '체제 생존의 열쇠'로 생각하고 있으며, 핵을 보유했던 다른 나라들에 일어난 일들을 관찰하면서 호주머니 안에 지렛대인 핵 카드를 갖고 있는 게 더 큰 억지력으로 귀결된다는 걸 봐왔다"고 언급한 바 있다.
CNN은 "이번 시리아 사태는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거론할 '사례 연구'가 될 것"이라며 "시리아나 리비아와 같은 운명을 겪을 수 있다는 북측의 우려로 인해 비핵화의 정의를 둘러싼 (북미 간 의견에 따른) 난제가 심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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