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석 신부 수단 제자 "환자의 마음 치료하는 의사 되겠다"

입력 2018-12-24 18:12  

이태석 신부 수단 제자 "환자의 마음 치료하는 의사 되겠다"
의사 자격고시 합격 뒤 모교 찾아 도와준 학교 당국 등에 감사




(김해=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울지마 톤즈' 고 이태석 신부가 청춘을 바쳤던 아프리카 수단에서 온 제자가 한국에서 의사 꿈을 이루고 이 신부와 자신의 모교가 된 경남 김해 인제대학교를 24일 찾았다.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졸업생 토마스 타반 아콧(33)씨는 지난 21일 제83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에 합격, 의사 자격을 획득했다.
그는 이날 인제대학교 김성수 총장과 이종태 의과대학장 등을 만나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하기까지 학비와 학업을 지원해 준 모교에 감사 인사를 했다.토마스 씨는 이 신부 권유로 2009년 한국에 와 수단어린이장학회로부터 생활비를, 인제대학교에서 등록금을 각각 지원받아 의사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해왔다.
예과 2년을 김해에서 다닌 그는 부산 의대 캠퍼스 기숙사에서 4년여 동안 본과 과정을 밟았다.
토마스 씨는 내년부터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에서 1년간 인턴, 4년 동안 레지던트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외과 전문의가 되면 고국 수단에 돌아가 열악한 의료 환경과 내전으로 다친 사람들을 도울 계획이다.
그는 이날 이태석 신부의 흉상을 비롯해 영상, 사진, 출판물 등 자료가 전시된 인제대 백인제기념도서관 로비에 마련된 이태석신부기념실을 찾아 이 신부에게 "좋은 의사가 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김 총장은 "토마스 씨 외에 또 한 명이 내년 1월 의사 필기시험에 합격하면 의사가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이 백병원서 수련을 마치고 수단에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을 계속하고 수단에서 현대식 의료병원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기자재 등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인제대 의대를 졸업한 고 이태석 신부는 2001년 내전과 빈곤에 시달리던 남수단 오지 톤즈 마을에 정착한 뒤 움막 진료실에서 환자들을 치료했으며 대장암 판정을 받고 2010년 48세의 이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다음은 토마스 씨와의 일문일답.
-- 의사가 된 소감은
▲ 너무 행복하다. 내가 의사가 될 줄은 몰랐다. 주변에서 저를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다. 저의 힘만으로는 이렇게 되지 못했을 텐데, 도와주신 분들 덕분에 의사가 됐다.
-- 의사가 돼 신부님 사진 보니 어떤 생각이 드나.
▲ 신부님 웃으시는 모습을 보면서 옛날 생각이 났다. 옛날 (수단에서 함께 지낼 땐) 항상 즐거웠다. 같이 있으면 즐겁게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그래서 얼굴 볼 때마다 옛날 생각이 났다.
-- 이 신부가 의사가 돼 보라고 적극 권했나.
▲ 직접 권하진 않았지만 마음속으로 의사가 됐으면 좋겠다는 그런 바람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동석한 인제대학교 이종태 의대학장이 이 부분에서 거들었다. 그는 "이 신부가 2명을 선발해 우리한테 보내줬다. 토마스와 존이라는 친구 2명을 모교에서 꼭 의사로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우리는 이 신부가 준 미션을 실천한 것이다. 2명이 가장 인성적으로 좋은 의사가 되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 공부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 세 개 언어로 공부를 해야 하니, 한글도 있고 한자도 있고 영어도 있고(김성수 총장은 "'슬관절' 같은 단어가 제일 어려웠다고 한다"고 전했다.) 금방 외웠다가 잊는 등 혼동이 됐다. 그래서 끊임없이 반복하며 공부했다.
-- 수단에 가면 어떤 의사가 되고 싶나.
▲ 환자의 아픔에 공감하는 그런 의사가 되고 싶다. 병을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의 마음을 치료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고국 수단의 의료실태는.
▲ 내과는 많은데 외과는 거의 없다. 외과 의사가 되면 많은 도움을 줄 것 같다. 기본 의료수준은 현재 너무 안 좋다.
b94051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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