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바그다드서 유혈 반정부 시위 지속…5명 사망(종합)

입력 2019-11-16 08:55  

이라크 바그다드서 유혈 반정부 시위 지속…5명 사망(종합)
최고 종교지도자 "새 선거법 제정…정부, 달라져야" 압박


(테헤란·서울=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이영섭 기자 =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15일(현지시간) 계속된 반정부 시위로 시민 5명이 사망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현지 의료진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자정 무렵 시위 중심지인 타흐리르 광장 인근에서 차량 아래 설치된 폭발물이 터져 2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쳤다.
지난달 1일 시위가 시작한 이후 폭발물로 인한 사고가 난 것은 처음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앞서 이날 오후에는 킬라니 광장으로 몰려드는 시위대 수백명을 향해 군경이 실탄과 최루탄을 발사해 3명이 숨지고 최소 25명이 다쳤다.
사망자 중 2명은 실탄에 맞았고, 나머지 1명은 발사형 최루탄에 맞아 숨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로써 바그다드를 중심으로 이라크 남부에서 이어지는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군경의 강경 진압으로 사망한 시민은 약 330명에 이르게 됐다.
시위대는 만성적인 실업난과 공공서비스 부족, 기득권의 부정부패를 규탄하면서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이 시위를 두고 이란의 내정 간섭에 이라크 국민의 불만이 폭발했다고 해석하면서 정부 교체에 무게를 실었으나, 이란은 이라크 정부에 개혁을 주문하면서도 과격 시위의 배후가 미국, 이스라엘 정보기관이라고 주장한다.
이라크 현 정부는 미국과 이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등거리 외교'를 추구하지만, 의회와 정부 모두 이란에 우호적인 편이다.
이날 시위는 이슬람 시아파 최고 종교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가 지지 발언을 한 이후 더욱 격화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라크에서 가장 존경받는 최고 종교지도자 알시스타니는 금요 대예배에서 "시위가 끝난 뒤에는 이전과 달라야 한다"라며 "권력자들이 자꾸 꾸물거리면서 진정한 개혁을 피하려 한다면 그것은 망상"이라고 정부를 압박했다.
이어 어느 외세도 이라크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미국과 이란의 개입을 경계하고, 의회가 선거제 개혁 법안을 신속히 가결해 국민의 요구가 선거를 통해 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주 안에 의회가 선거제를 개혁하고 3개월 안에 통치 구조를 바꾸는 개헌을 해야 한다는 유엔의 정치적 절차를 지지했다.
이날 예배가 끝난 후 타흐리르 광장에선 시위 분위기가 더욱 고조됐다.
군경이 최루탄을 발사하는 동안 한 시위자는 "아무도 후퇴하지 말라, 마르자야(시아파 최고 종교지도자)도 우리와 함께한다"고 외쳤다고 AFP는 전했다.
해리스 하산 카네기중동센터 선임연구원은 "알시스타니는 평소 정치에 훨씬 덜 관여한다"며 "그의 발언은 이라크의 상황을 그가 얼마나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시위자들의 편에 명확히 선 것은 알시스타니가 여태껏 보인 행동 중 가장 대담한 움직임"이라고 덧붙였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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