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더 중요"…'극우주의자' 목숨 구한 반 인종차별 시위자

입력 2020-06-15 02:28   수정 2020-06-15 09:01

"사람이 더 중요"…'극우주의자' 목숨 구한 반 인종차별 시위자
시위대 격돌 속 부상입은 백인 안전한 곳으로 옮겨
"흑인 대 백인 싸움 아냐…인종주의자와 모두의 대결"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흑인과 백인의 대결이 아니라 우리 모두와 인종차별주의자 간의 대결입니다. 우리는 서로 등을 맞대고 우리가 필요한 이들을 보호했습니다."
런던에서 개인 트레이너로 일하는 패트릭 허치슨은 14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에서 자신이 부상을 입은 한 백인 남성을 들쳐메고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사진과 함께 이같은 게시글을 작성했다.
전날 런던에서는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가 열렸다. 이와 별개로 이들에 맞서는 극우 과격주의자들도 런던 의사당 인근 의회광장에 집결했다.
극우주의자들은 의회광장에 놓인 윈스턴 처칠 전 총리의 동상을 반 인종차별 시위대로부터 지키기 위해 모였다고 주장했다.
집회장소를 구분했음에도 불구하고 양측 시위대 중 일부는 트래펄가 광장에서 워털루 역으로 나 있는 길에서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극우주의자로 추정되는 한 백인 남성이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쓰러졌다.
이때 한 흑인 남성이 그를 성난 시위대 속에서 들쳐메고 나와 경찰들이 있는 곳까지 안전하게 옮겼다.
이 모습이 로이터 통신 사진을 통해 알려지면서, 영국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추후 신원이 밝혀진 허치슨은 채널4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목숨이 위협에 처해있어 어깨에 들쳐메고 경찰 쪽으로 걸어갔다"면서 "내가 구한 그 사람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약간 술에 취했거나 의식이 없었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매우 무서운 순간이었지만 그 당시에는 이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면서 "해야 할 일을 한 것일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적인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를 불러온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관련해 주범인 미국 전 경찰관 데릭 쇼빈 외에 함께 기소된 다른 경찰관 3명에 대해서 쓴소리를 했다.
허치슨은 "조지 플로이드 곁에 있던 다른 세 명의 경찰관들이 내가 했던 것처럼 개입을 생각했더라면 플로이드는 지금 살아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전날 시위에 다른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참여했다고 밝혔다.
허치슨은 "거기에 갈 계획은 없었다. 집에서 손녀들을 돌보고 있었는데 친구가 전화해 우리가 그곳에 가서 여성과 어린이를 보호하고, 젊은 친구들이 곤경에 처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친구들과 팔로워들은 허치슨의 영웅적 행위를 자랑스러워하면서 존경을 나타냈다.
한 팔로워는 "사진을 보고 많은 자부심과 힘, 인간애를 느꼈다"고 밝혔고, 다른 이는 "진정으론 놀라운 사람. 오직 존경할 뿐"이라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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