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코로나 치료제 개발, 지속? 중단?…제약업체들 고민

입력 2021-10-31 06:03  

토종 코로나 치료제 개발, 지속? 중단?…제약업체들 고민
임상환자 모집 어렵고 미국 머크 제품 출시와 복제약 공급 예고돼
대웅제약 3상 진입 여부 미정…종근당 해외 3상 승인
일양약품·GC녹십자·부광약품[003000] 개발 중단 선언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지속해야 하나. 중단해야 하나.
'토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중인 국내 제약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후발 주자에게 무척 까다로운 여건이 됐기 때문이다.
먹는 형태의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의 개발을 완료한 미국의 제약사 머크(MSD)가 제품 출시를 서두르는 한편 저개발국 공급용 복제약 생산도 허용키로 함에 따라 후발 업체들의 수익성 전망이 어두워졌다.
게다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져 임상시험에도 어려움이 커졌다.
현재 국내에서 개발돼 허가까지 난 코로나19 치료제는 셀트리온[068270]의 주사제 '렉키로나'(성분명 레그단비맙)가 유일하다.


◇ 대웅제약, 임상 3상 진입 여부 두고 장고
3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DWJ1248'의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할지 여부에 대해 아직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애초 대웅제약은 10월에 임상 2상의 최종 결과를 발표하고 임상 3상 진입 여부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보건당국과의 협의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그간 대웅제약은 만성 췌장염 치료제 '호이스타'(성분명 카모스타트)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해왔다. 임상 2상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확보하지는 못했으나 추가 분석과 보완을 거쳐 임상 3상을 추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임상 3상 진입 여부 등을 두고 식약처와 지속해서 협의하고 있다"며 "결정되는대로 신속히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가 중도에 포기한 국내 제약사도 적지 않다. 일양약품[007570], GC녹십자, 부광약품 등은 공식적으로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임상시험 계획을 철회한 사례도 있다. JW중외제약[001060]은 항암제로 개발하던 신약 후보물질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는 계획을 식약처에 제출했다가 자진 취하했다. 개발에 걸리는 시간 등을 다방면으로 검토한 결정이었다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 종근당·신풍제약[019170] 임상 3상 진행 중
종근당과 신풍제약은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종근당은 우크라이나에서 '나파벨탄'의 임상 3상 계획을 승인받았고, 신풍제약은 국내에서 '피라맥스'의 임상 3상 피험자 투여를 시작했다.
다만 국내외 모두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져 임상 추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피험자를 모집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대웅제약은 최근 이런 이유로 필리핀에서의 임상을 중단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다국적제약사와 비교해 개발 속도가 더디고 피험자 모집도 어려워 임상을 지속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머크가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를 곧 상용화할 예정일뿐만 아니라 100여개 개발도상국에 낮은 가격으로 복제약이 공급될 수 있도록 무료로 특허 라이선스를 제공할 예정이어서, 설령 국내 제약사들이 경쟁 제품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머크의 선행 제품이 워낙 비싼데다가 코로나19가 엔데믹(endemic·주기적 유행병)이 될 것이므로, 국내 제약업체가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면 시장성이 있으리라는 의견도 있다.
미국 정부는 머크와 계약을 체결해 몰누피라비르를 환자 한 명 치료분(5일간 투약분)당 712달러(83만6천원)에 구매키로 했으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른 선진국 정부들도 역시 비슷한 가격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개도국용으로 제약업체들이 공급할 복제약의 가격은 한 명 치료분당 20달러(2만3천500원) 안팎이 되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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