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1 부동산대책] "임대차 시장 안정에 도움…8월부터 불안해질 여지도 여전"

입력 2022-06-21 12:29   수정 2022-06-21 13:51

[6·21 부동산대책] "임대차 시장 안정에 도움…8월부터 불안해질 여지도 여전"
전문가 진단…상생임대인 양도세 특례·월세 세액공제 대상 확대 필요도 제기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21일 내놓은 임대차 시장 안정 대책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일부 미흡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발표한 임대차 시장 안정 방안은 크게 임차인 부담 경감과 임대주택 공급 확대라는 두 축으로 나뉜다.
정부는 우선 임대료를 직전 계약 대비 5% 이내로 인상한 상생 임대인을 대상으로 양도세 비과세 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지금은 2017년 8월 3일 이후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취득한 주택을 양도할 때 세금을 면제받기 위해서는 2년 이상 거주 요건을 채워야 하는데 상생 임대인에 대해서는 이를 면제해주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상생 임대인의 인정 범위도 확대했다.
현재는 임대를 개시하는 시점에 기준시가 9억원 이하 주택을 보유한 1세대 1주택자에 한해 상생 임대인 자격을 인정하는데 앞으로는 1주택자 전환 계획이 있는 다주택자에게도 혜택을 준다는 방침이다.
집주인이 실거주 요건을 채우려고 세입자를 내보내는 상황을 막고 임대차 가격 인상을 자제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는 사실상 1주택자를 위한 혜택으로, 실질적인 정책 효과를 내려면 다주택자들에 대한 혜택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자기 집을 세주고 자신은 다른 집에서 세를 사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전·월세 물량 공급 확대 효과를 보려면 상생임대인 양도세 특례 대상을 실질적인 다주택자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상생임대인 양도세 특례를 다주택자에게까지 확대하더라도 세제 혜택이 1세대 1주택 양도세 비과세 2년 거주요건 면제 등으로 한정돼 다주택자가 실질적 혜택을 체감하기에는 제한적"이라면서 "다주택자를 임대인으로 변환시키기 위해서는 아파트 매입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유인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번 대책에서 월세 세액공제율은 올라갔지만, 총급여를 기준으로 하는 공제 대상은 이전과 그대로인 것도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됐다.
정부는 총급여액이 5천500만원 이하, 5천500만∼7천만원인 무주택 세대주의 월세 세액공제율을 기존의 각각 12%, 10%에서 올해부터 15%, 12%로 올리는 방향으로 조세특례제한법을 연내 개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기 진행되면서 고연봉자도 월세를 살아야 하는 형국"이라며 "고연봉자 기준인 1억원 이하로 대상을 확대해야 실질적인 지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건설 등록임대 활성화, 미분양주택 종합부동산세 부담 완화 등을 통한 단기 주택공급 촉진,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 실거주 의무 합리화를 통한 임대 매물 유통 물량 확대를 골자로 한 임대주택 공급 확대책도 함께 내놨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민간건설임대는 매입임대와 비교해 일반적으로 접근성이 낮아 단기간에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2020년 '7·10 대책' 시행으로 모든 유형의 단기임대 및 아파트 유형의 등록임대주택이 자동말소될 예정인 것부터 철회하는 것이 임대 시장 안정화를 위한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이번 대책으로 오는 8월부터 우려되는 임대차 시장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
2년 계약갱신청구권제와 5%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오는 7월 31일로 시행 2년을 맞으면서 입주 물량이 많지 않은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급등하고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더욱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정부도 이에 대비해 오는 8월 1일부터 1년간 임대차 갱신계약 만료 임차인을 위해 저리의 '버팀목 전세대출' 보증금과 대출 한도를 확대하기로 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이번 대책은 이중 가격이 형성된 임대차 시장에서 갱신과 신규 임차인을 모두 배려한 방안"이라며 "집주인의 실거주 의무 완화와 임대 주택 공급을 통해 그간 지적됐던 공급 부족 문제 해결에 나섰다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총평했다.
여 수석연구원은 "가속화되는 월세 전환과 전세 물량 감소에다 갱신권 만료 임차 수요와 이사 철 수요까지 맞물리면 8월 이후 전셋값이 상승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갱신권이 순차로 만료되고 임대 유통 매물이 빠르게 공급된다면 전셋값 급등까지 연결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랩장도 "전국적인 임대차 시장 불안 우려는 제한적"이라면서도 "입주 물량이 부족하거나 공급보다 소요가 많은 지역에서는 갱신계약 종료 후 임대료가 오르는 국지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전망했다.
함 랩장은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모법 개정 없이 시행령 개정을 통해 움직일 수 있는 가용 정책 카드를 총동원해 기민하게 대책을 준비한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빠른 월세화에 대비해 월세 세액공제 비율을 확대하고 갱신만료 임차인의 전세대출 지원을 강화하는 금융 대책을 통해 세입자 부담을 낮추려는 전략은 단기임대차 지원 정책으로 적합하다"면서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의 거주 의무기간 적용 완화와 주택담보대출 취급 시 1주택자 처분기한 2년 확대, 무주택자 전입 요건 폐지 등은 시장에 단기 임대차 물량을 확대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합수 교수는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으로 그간 매입을 보류한 '전세 안주 수요'가 더욱 커지는 흐름인데다 매매 시장이 안정된 상황에서는 전체적인 수요가 전세로 몰리기 때문에 전셋값 상승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 "전세 물량 공급과 세입자에 대한 혜택이 지속해서 정책적으로 지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임대시장은 매매 시장과 연결돼 있어 별도로 임대 시장만을 분리해 안정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지난 몇 년간의 정책을 한 번에 바꾸거나 되돌리기는 쉽지 않은 만큼 정책 당국의 꾸준한 시장 안정화 추진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redfla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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