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옐런 어딨나"…SVB 붕괴에 '정부 구제금융' 요구 비등(종합)

입력 2023-03-12 15:45   수정 2023-03-12 15:50

"파월·옐런 어딨나"…SVB 붕괴에 '정부 구제금융' 요구 비등(종합)
투자자들 "다른 은행이 인수토록"…"스타트업 줄도산·해고 우려"
민주당 중심으로 "예금 보증 구제금융" 목소리…공화당은 반대


(샌프란시스코·서울=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김동호 기자 = 미국 스타트업의 '돈줄'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붕괴하자 정부가 개입해 그 여파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리콘밸리 투자가들은 SVB를 다른 은행이 인수하도록 정부의 개입을 요구하고 있다고 미 경제매체 CNBC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현재 SVB의 총예금 중 예금 보호 한도 25만 달러(3억3천만원)를 넘어서는 예치금은 전체 95%에 달한다. 예금자 대부분이 스타트업인 상황에서 이들의 자금이 묶이게 되면 줄도산과 대량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대로 방치하면 총예금이 2천500억 달러(330조원) 미만의 중견 은행에 대한 신뢰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벤처 투자가 데이비드 삭스는 트위터에 "파월은 어디에 있나? 옐런은?"이라며 지금 이 위기를 멈추고 모든 예금이 안전할 것이라고 발표하라"고 말했다.
이어 "SVB 예금을 상위 4개 은행에 분산 배치해야 한다"며 "월요일 전에 이것을 하지 않으면 위기는 확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도 트위터에 "정부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바로잡을 시간이 48시간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JP모건이나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월요일 주식시장 개장 전에 SVB를 인수하지 않거나 SVB 예금 전체를 정부가 보증하지 않으면 예금 보호가 안 되는 모든 예금을 인출하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회사 벤치마크 파트너인 에릭 비슈리아는 "SVB의 예금자를 모두 구제하지 못하면 작은 은행들이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16위 규모의 은행에 예치해 둔 예금이 보호받지 못하면 비슷한 규모 이하의 은행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SVB에 구제금융 도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비등하고 있으며, 이것이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SVB 인수자를 찾지 못한다면 정부가 직접 예금자 보호에 직접 나서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주장이 테크기업 임원들이나 전직 관료들은 물론 집권 민주당 사이에서도 고개를 들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메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자 사이먼 존슨은 "사실 지금으로선 모든 선택은 나쁜 선택"이라면서도 "이런 구제금융 확대를 원치 않겠지만, 이를 시행하지 않으면 예측불가능한 대규모 뱅크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SVB 파산이 금융계에 미치고 있는 파장을 고려하면, 각종 부작용과 비판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구제금융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민주당 소속 브래드 셔먼 연방하원 의원은 "회사들이 급여를 지급하지 못해 문을 닫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고, 같은 당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우리 경제를 떠받쳐온 기둥과 같은 혁신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협력 중"이라고 말했다.
물론 2008년 금융위기 때 미 정부의 구제금융 결정을 두고 '납세자의 돈으로 월가 거물들을 도와주나'라는 비난을 초래했던 전례가 있지만, 이번에는 구제의 대상이 스타트업 테크기업이라는 점에서 여론의 양상이 다를 수 있다고 WP는 전망했다.
만약 정부가 적극 개입에 나설 경우 세금으로 충당하는 FDIC 기금의 지급 한도와 관련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기존 규정을 벗어난 '예외적 구제'라는 새로운 선례가 만들어지면 다른 금융기업들도 위기에 봉착했을 때 정부가 도와주겠거니 기대하게 될 것이라는, 이른바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다.
공화당 맷 게이츠 연방하원 의원은 "SVB에 대한 납세자 구제금융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정책 관련 솔루션 제공기관 폴리시엔진의 맥스 게니스도 "은행들이 무책임하게 리스크를 떠안는 행동을 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게니스는 "미국의 극히 일부인, 불균형적으로 고소득인 일부 일자리가 문제가 되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FDIC, 재무무 등 관련기관은 예금 지급보증 확대 여부와 관련한 WP의 질의에 답변을 거부했다.
WP는 전날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연준 등 관계 기관과 만나 SVB 사태 대책을 논의했으나 아무런 결론을 내지 않았다고 전하며 "정부 개입에 대한 요구는 갈수록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앞서 10일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SVB를 폐쇄하고 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했다.
FDIC는 '샌타클래라 예금보험국립은행'(DINB)이라는 법인을 세워 SVB의 기존 예금을 모두 새 은행으로 이전하고, SVB 보유 자산의 매각을 추진한다.
FDIC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SVB의 총자산은 2천90억달러(약 276조원), 총예금은 1천754억달러(약 232조원)다.
taejong75@yna.co.kr,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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