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교투톱, 헝가리 외무에 '전략적 자주' 강조…대미 견제구?

입력 2023-05-16 11:06  

中 외교투톱, 헝가리 외무에 '전략적 자주' 강조…대미 견제구?
"냉전적 사고는 불리"…헝가리와 EU에 경제협력 강조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시진핑 집권 3기 중국 외교라인의 '투톱'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중앙외사판공실 주임)과 친강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자국을 찾은 페테르 씨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을 잇달아 만나 중국과 유럽연합(EU)의 협력을 강조했다.
16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주임은 전날 베이징에서 씨야르토 장관을 만나 헝가리의 대중국 우호 정책을 높이 평가한 뒤 "이것은 헝가리 인민의 이익에 부합하고, 중국과 유럽의 공동이익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유럽의 전략적 자주를 지지한다"며 "냉전적 사고와 집단대항으로의 회귀는 유럽의 장기적 발전에 불리하다"고 강조했다.
전략적 자주는 EU가 중국을 압박하는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대중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의미다.
왕 주임은 "중국은 헝가리를 포함한 EU 국가들과 함께 진정한 다자주의를 수호하고 국제관계의 민주화 과정을 추진하며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가 더욱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친강 외교부장도 씨야르토 장관에게 "EU가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중국을 바라보고 적극적·실무적인 대중국 정책을 계속 실행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씨야르토 장관은 "헝가리는 중국을 전략적 협력 동반자이자 중요한 발전의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며 "중국·중동부 유럽의 협력과 유럽·중국의 관계 발전을 확고히 지지하기를 원한다"고 화답했다.
중국 외교 투톱이 유럽을 향해 협력과 전략적 자주를 강조하는 것은 미·중 갈등 국면에서 완충지대 역할을 하던 유럽이 최근 미국으로 기우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경계하는 메시지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EU 대외관계청은 최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EU 외교장관 이사회에서 관계국과 협력해 대만 유사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포함한 대(對)중국 전략문서 초안을 배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서 초안에는 대만 문제와 관련해 '하나의 중국' 원칙 유지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중국을 겨냥해 "일방적 현상 변경과 무력행사는 세계 경제·정치·안전 보장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다음 달 열릴 EU 정상회의에서 이 전략문서 채택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중국은 유럽이 안보적으로는 미국과의 협력이 불가피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자국과 교역을 통해 실리를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정 국가부주석, 왕이 주임, 친강 부장이 최근 유럽으로 날아가 중국의 입장을 설파하고 지지를 구하는 '총공세'를 펼친 것도 중국의 절박함을 반영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j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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