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 총격'에…바이든 "미국의 정신이 다쳤다" 총기규제 촉구

'슈퍼볼 총격'에…바이든 "미국의 정신이 다쳤다" 총기규제 촉구
돌격소총·대용량 탄창 등 연방차원 금지 제안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프로풋볼 우승팀의 축하 현장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을 개탄하며 연방 차원의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슈퍼볼은 미국을 가장 많이 단결시켜주는 행사"라며 "오늘 캔자스시티에서 기쁨이 비극으로 바뀌면서 미국의 정신이 심하게 다쳤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오늘 벌어진 일 때문에 뭔가를 느끼고 충격받고 부끄러워하면서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뭘 기다리고 뭘 더 봐야 하고 얼마나 많은 가족이 파괴돼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 돌격소총 금지 ▲ 대용량 탄창 제한 ▲ 총기 소지자에 대한 신원조회 강화 ▲ 총기 소유나 취급 권한 축소를 연방 의회에 요구하는 데 연대해달라고 촉구했다.
미국에서는 전쟁터에서 쓰이는 기관총을 휴대용으로 개량한 돌격소총과 한자리에서 많은 총탄을 발사할 수 있게 하는 대용량 탄창이 총기 참변의 주요 무기로 사용돼왔다.
극단주의 추종 성향, 강력범죄 전력이 있거나 정신건강이 불안정한 이들이 소유한 총기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미국 사회의 시한폭탄이 된 지 오래다.


잇단 총기난사 사건으로 총기 규제가 일부 주에서는 강화되고 있지만 연방 차원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확연한 견해차 때문에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총기 소유를 미국의 전통이자 헌법적 권리로 보는 보수층을 지지기반으로 삼고 총기 업체 등의 지원을 받는 공화당은 총기 규제에 반대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총기 폭력의 창궐 때문에 가족과 공동체가 매일 해체된다"며 "일부는 뉴스에 나오고 일부는 그렇지 않지만 모두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한 나라로서 누구인지 결정해야 한다"며 "나에게 우리는 총기 폭력에 목숨을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학교와 교회에 가고 거리를 걷고 슈퍼볼 축하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캔자스시티 유니언역 앞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우승 축하행사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21명이 다쳤다. 무려 100만명이 운집한 이날 행사장은 총성과 함께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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