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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서 韓中학자 한반도 평화 논의…'美역할론'에 의견 엇갈려

입력 2026-03-06 18:11  

베이징서 韓中학자 한반도 평화 논의…'美역할론'에 의견 엇갈려
'중국통' 이희옥 교수 "4월 미중 정상회담서 평화협정 논의해야"
中정법대 교수 "美개입 축소는 피할 수 없는 추세…역내국가, 대안 모색해야"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중국 베이징에서 한국과 중국 학자들이 한반도 평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미국의 역할을 두고 엇갈린 평가와 진단이 나왔다.
다음달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협정 논의가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반면, '먼로주의(아메리카 대륙에서의 국익에 집중하는 고립주의)'를 표방하는 미국의 개입 축소를 직시해 역내 국가들이 대안적 방안 모색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시됐다.
이희옥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원 명예원장은 6일 오후 베이징 홀리데이인 호텔에서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한 한중 협력방안'을 주제로 열린 '2026 한중 평화통일포럼'에서 "4월에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미 정상의 공감 속에서 남·북·미·중 4자의 한국전쟁 종식 선언과 평화협정 논의가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중국 모두 한반도 의제에는 관심이 없을 것"이라면서 "한국이 구체적 아이디어를 미중 양국에 던져 의견을 수렴해 최소한의 한반도 평화공존 대원칙에 합의하고, 이후 한반도 평화관리와 공동성장의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제시할 구체적 방안으로는 남북중 고속철도 연결 공동연구, 원산-갈마 해안지구 관광 협력, 광역 두만간 개발계획(GTI)에 대한 북한 참여, 보건 의료협력을 포함한 인도적 지원 등을 언급했다.
이 교수는 "미국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만으로는 한반도 문제의 돌파구를 만들지 못할 것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한중이 소통하고, 북미가 종전을 추진하고, 4자가 추인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동길 베이징대 역사학과 교수는 현재의 동북아 정세에 맞는 미국과의 관계 조정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김 교수는 "(미국과의 관계가)한국의 외교 자율성에 제약이 되지 않도록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한 중국·북한의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중측 인사들 사이에서는 한반도 평화 문제는 동북아 국가들 간 역내 질서 안정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논의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셴둥 정법대 겸임교수는 "역내 국가들은 미국의 개입 축소가 피할 수 없는 추세임을 직시하고 이를 대체할 대안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논의를 재개하는 것은 동북아 다자 안보 체제로 나아가는 중요한 입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이어 "먼로주의를 노골적으로 표방하며 서반구에서 주권 침해적 행동을 서슴지 않는 트럼프 행정부 기조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유사하게 전개될 것"이라며 "미국이 자유무역 질서의 원칙을 방기한 상황에 대응해 동북아 국가들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의 메커니즘을 지키고, 협상을 지속 추진해 역내 경제 질서의 안정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노재헌 주중한국대사, 서만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국부의장, 박기락 민주평통자문회의 베이징협의회장, 정한범 한국국제정치학회장, 방용승 민주평통자문회의 사무처장 등이 참석했다.
노재헌 대사는 축사에서 "한반도 평화는 남북 생존뿐 아니라 동북아 안정과 직결되는 문제"라면서 "북한을 대화 장으로 이끌고 한반도 평화를 실현할 방안이 제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기락 민주평통 베이징협회장은 개회사에서 "미중 전략 경쟁과 북·중·러 연대라는 복잡한 고차방정식 속에서 최근 한중 정상회담은 우리가 전략적 자율성을 갖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주도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을 열어줬다"고 평가했다.
hjkim07@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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