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2주 휴전] 환호·실망 뒤섞인 이란의 밤…친정부 세력 "타협은 죽음"

입력 2026-04-08 15:33   수정 2026-04-08 16:09

[미·이란 2주 휴전] 환호·실망 뒤섞인 이란의 밤…친정부 세력 "타협은 죽음"
휴전 소식 직후 곳곳서 환영 집회…일부는 성조기 불태우며 반미 시위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미국과 2주간 휴전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란에서는 8일(현지시간) 군중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집회를 열고 휴전 결정에 뒤섞인 반응을 표출했다.
39일째 이어진 전쟁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버티던 이란인들은 공격 중단에 안도하고 반색했지만, 반정부 시위 주도 세력은 그토록 원하던 진정한 정권 교체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실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친정부 진영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며 과격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영국 BBC 방송은 "긴 밤이 지나고 이란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며 양국 휴전 발표 후 이란 내 분위기를 전했다.
BBC 방송은 "많은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위협한 대로 미국이 발전소, 교량, 도로에 대규모 폭격을 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휴전 발표가 테헤란 현지시간 기준으로 새벽 1시쯤 나왔음에도 이란 국민은 여전히 공격에 대비하며 깨어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그들(이란인)은 발전소가 공격받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며 "정권에 반대했던 사람들은 전쟁이 참혹한 피해에도 불구하고 정권 교체를 가져올 것이라고 믿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란 주민과 이란 국영 매체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테헤란 외곽과 중부 이스파한, 동부 케르만 등에서는 휴전 환영 시위가 열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 정권에 반대하는 이스파한의 한 주민이 정권 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 확대 위협을 철회한 데 대해 실망감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도움이 곧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결국 수천 명의 이란 국민이 사망한 정부의 진압 작전에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날이 밝자 친정부 세력은 수도 테헤란 거리 곳곳에서 집회를 열고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 타협하는 자들에게 죽음을"이라는 강경 구호를 외쳤다.
시위 주최 측은 시위대를 진정시키려고 노력했으나, 시위대는 구호를 멈추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친정부 시위대는 거리에서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AP는 이란의 이날 친정부 시위에 대해 "미국과의 종말론적 전쟁을 예상한 강경파들의 계속되는 분노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kiki@yna.co.kr
핵공격설에 인간방패 동원령까지…휴전 직전까지 '섬뜩' / 연합뉴스 (Yonhapnews)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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