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정부, 교내 휴대전화 금지 법제화 약속…학부모단체 등 압박에

입력 2026-04-21 11:29  

英정부, 교내 휴대전화 금지 법제화 약속…학부모단체 등 압박에
16세 미만 소셜 미디어 사용 금지 등 관련법안 상하원 이견 조율중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영국 정부가 교내 휴대전화 금지를 법제화하라는 학부모단체들과 야당의 요구를 수용키로 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키어 스타머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 정부는 그간 대부분의 학교가 휴대전화 사용 금지 정책을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법제화 요구를 거부해 왔으나 이번에 방침을 바꿨다.
그간 학교들은 휴대전화가 교내에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비(非)법정 지침"을 받았으나 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행해야 하는지는 규정돼 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학교들은 ▲ 교내 반입 전면 금지 ▲ 학교 도착시 기기 제출 ▲ 별도 장소 기기 보관 ▲ 휴대는 허용하되 사용은 하지 말라는 "사용되거나, 보이거나, 들려서는 안 된다"는 '미사용·미노출·무소음' 정책 등 4가지 방침 중 하나를 선택해 시행하고 있었다.
영국 아동 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학교들 중 약 80%는 가장 덜 엄격한 '미사용·미노출·무소음' 정책을 따르고 있었으며, 휴대전화 반입을 전면 금지하거나 별도 장소 보관을 의무화하는 등 보다 엄격한 방침을 세운 경우는 약 15%에 불과했다.
영국 정부의 이번 정책 급선회는 20일 보수당 소속 상원의원인 배런 여남작이 발의한 학교법 수정안에 대한 상원 투표가 예정돼 있던 상황에서 이뤄졌다.
해당 수정안은 학교 내 휴대전화 소지와 사용을 법적으로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최근 영국 의회에서는 관련 법안들이 하원과 상원 사이를 오가며 내용상 이견과 문구를 조율하는 '핑퐁' 단계가 계속되고 있었다.
관련 법안들 중 16세 미만의 소셜 미디어 사용을 금지하는 조항을 넣자는 것도 상원에서 지지를 받았으나 하원은 '핑퐁' 과정에서 이를 두 차례 삭제했다.
'핑퐁' 단계가 끝나려면 상하 양원이 법안을 주고받으면서 최종 문구까지 완벽하게 합의해야만 한다.
이런 상황에서 기술부 장관인 맬번의 스미스 여남작은 정부 수정안에 "법적으로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학교가 지침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명확한 법적 요건을 넣겠다"고 약속했다.
교내 휴대전화 금지 법제화를 요구해온 단체들은 이번 정부 정책 변화를 조심스럽게 환영했으나, 장관들에게 '미사용·미노출·무소음' 정책은 제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냥 '눈에 띄지 않도록 하라'는 정도로 그쳐서는 의미 있는 개선이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학교 내 스마트폰 전면 금지 촉구 운동을 벌이고 있는 '제너레이션 포커스'의 공동 창립자 샬럿 애슈턴은 이번 조치를 일단 환영하면서도 "그러나 오늘 장관이 발표한 것처럼 결함이 있는 현행 지침을 그대로 두고 법령상 근거만 마련하는 것으로는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solatid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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