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는 GDP 3.5%" 또 요구한 美…日 3대안보문서 개정 '촉각'(종합)

입력 2026-05-31 18:27  

"방위비는 GDP 3.5%" 또 요구한 美…日 3대안보문서 개정 '촉각'(종합)
日 "주체적 판단" 되풀이…日언론 "美요구에 방위력 증강 필요 커져"
日, 美 지지 업고 호주·뉴질랜드·필리핀 등과 대중 공동전선 넓혀

(도쿄=연합뉴스) 조성미 특파원 = 미국이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동맹국들에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5%까지 증액할 것을 재차 요구하면서, 방위비 증액·방위력 확충을 골자로 한 일본의 3대 안보 문서 개정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일본은 국가안전보장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 정비계획 등 3대 안보 문서를 연내 개정하는 것을 목표로 당정 간 조율에 나선 상황으로, 자민당은 최근 정부 제안에 방위비 증액 목표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아 당내 논의를 시작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30일(현지시간) 아시아안보회의 연설에서 동맹국과 파트너국들에 국방비를 GDP 3.5%까지 늘리기를 재차 요구하며, GDP 3.5%로 국방비 증액을 약속한 한국을 향해 "한국이 보여준 실용주의와 지도력에 박수를 보낸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국방비 부담 분담에 응하지 않는 동맹국·파트너국과는 관계 재검토까지 언급하면서 "회의는 필요 없다. 더 많은 함선과 잠수함을"이라며 노골적으로 군비 증강을 촉구하는 장면도 있었다고 31일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요미우리는 미국의 이러한 요구에 대해 "중국의 군비 증강 등 위기감이 높아지는 태평양 지역의 안보 환경에 대응하는 목적이지만, 일본을 포함한 각국에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전날 헤그세스 장관과 개별 회담한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회담 내용에 대한 기자단 설명에서 미국 측으로부터 방위비에 대한 언급은 있었지만, 특정 금액이나 결론을 염두에 둔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이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일본의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지는 않았지만, 방위비 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 테이블에 올랐을 것으로 관측된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미국의 방위비 증액 요구에 대한 질문에 "일본 정부가 주체적으로 판단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도 요미우리에 "미국이 요구하기 때문에 (방위비를) 증액하는 것은 없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신문은 동아시아에 배치된 미군 병력을 중동에 집중하며 '힘의 공백'을 초래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만에 대한 무기 매각을 중국과의 '교섭 재료'로 보는 생각까지 드러내면서 방위력 증강에 대한 각국의 필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해설했다.
일본 정부의 2026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 방위비 관련 예산은 총 10조6천억엔(약 98조원) 규모로 2022회계연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1.9% 수준이며 매년 증가하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아시아안보회의에서 고이즈미 방위상이 "미국의 관여는 흔들림이 없다고 느끼고 있다는 나의 이해가 올바른가"라고 묻자 "미국의 방위 전략 기둥 중 하나가 인도·태평양에서의 중국 억지이며 이 지역에서 등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전날 고이즈미 방위상과 연 양자 회담에서 일본의 방위 장비 이전 3원칙 개정에 따른 무기 수출 규제 완화와 방위력 강화 방침을 청취한 뒤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일본의 억지력 강화 노력을 지지하기도 했다.
두 장관은 적의 공격을 억지하는 능력과 유사시 공격을 막아내는 대응 능력을 높이는 데 합의하는 한편 중국과 관련한 여러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더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고이즈미 방위상은 중국이나 러시아 등을 염두에 두고 "미국과 유럽, 그 동맹국·파트너국 사이에 틈새가 생기면 호기로 보는 세력이 반드시 나타나는데, 그러한 상황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아시아안보회의에서 남·동중국해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 억지를 위해 최근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국가들과 연쇄 회담했다.
그는 30일 호주 리처드 말스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 뉴질랜드 크리스 펜크 국방장관과 첫 3자 국방 회담을 갖고 공동 훈련 등에서 상호 운용성을 높이기로 협의했다.
31일에는 중국 해양 군사력 확대 제지에 손잡은 필리핀 길베르토 테오도로 국방장관과 회담을 통해 내년 퇴역 예정인 일본 해상 자위대의 '아부쿠마'형 호위함, 해상 자위대 항공기 'TC90' 등의 수출을 논의했다.
교도통신은 아부쿠마형 호위함이 살상무기 수출을 일본 정부가 원칙적으로 허용한 이래 첫 무기 수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또 싱가포르의 찬춘싱 국방상과도 회담하고 방위 산업·기술 기반 등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하는 방위 당국 간 실무단 설치에 합의했다.
cs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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