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군사고문, 美언론 이례적 인터뷰…"공은 트럼프 코트에" 압박
'美공격시 강력대응' 경고하면서도 확전 경계…"호르무즈 주권 이란·오만에"
트럼프·하메네이 만남엔 "그럴 일 없다"…"이란이 47년 만에 승리한 첫 전쟁"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군사고문인 모흐센 레자이는 5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의 종전합의 타결이 이란 동결자금 240억 달러(37조4천억원)의 해제 여부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이란 고위 인사가 미 언론과 공개 인터뷰를 한 것은 이례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미국 매체를 통해 이란의 요구조건을 공개적으로 분명히 하면서 양보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CNN방송에 따르면 레자이 고문은 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합의에 도달하길 원한다면 240억 달러는 신뢰의 시험"이라며 "이는 미국이 통과해야 하는 시험이고 그러면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240억 달러를 해제하면 미국과 이란의 미래에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라면서 "이 돈은 미국의 돈이 아니라 우리의 돈"이라고도 했다.
레자이 고문은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고 트럼프가 타개해야 한다. 공은 트럼프의 코트에 있다"고 강조했다.
신뢰구축 조치로서의 240억 달러 동결자금 해제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앞서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시 120억 달러, 이후 60일간의 협상 중 120억 달러 등 240억 달러의 동결자산 해제를 미국에 요구했다는 보도가 이란 매체에서 나온 바 있다.
미국은 이란의 핵포기와 관련해 충분한 성과를 얻어내지 못한 상태에서 동결 자금을 해제하면 협상력 상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핵합의의 대가로 이란에 현금다발을 건넸다고 비난해온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대규모 동결자금 해제가 부담스러운 상황이기도 하다.
레자이 고문은 미국이 대이란 공격을 재개할 경우 이란도 페르시아만을 넘어 전쟁을 확대할 것이라면서 인도양과 홍해, 지중해까지 군사작전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까지 이란이 공격해온 미군 기지에 추가 공격을 가해 전쟁에 새로운 차원을 부여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이란 영토 침공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며 "그러면 세계는 이란의 진정한 역량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의 지상 전력은 미사일(전력)의 몇 배나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는 미국의 위협에 이란도 강력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맞불을 놓은 것이다. 그러나 레자이 고문은 "전쟁 (재개) 가능성은 작다"며 확전을 경계하는 메시지를 동시에 발신했다.
레자이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만남에 대해서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개인적 관계를 통한 문제 해결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이 아야톨라 하메네이와 잘 지내는 것 같다며 만난다면 영광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레자이 고문은 호르무즈 해협의 주권이 이란과 오만에 있으며 양국이 해협을 공동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행료'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고 유지보수비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레자이 고문은 이번 전쟁에 대해 자국이 47년 만에 승리를 거둔 전쟁으로 평하기도 했다.
그는 "이전의 전쟁에서 이란은 언제나 졌지만 이번 전쟁은 이란이 승리한 첫 번째 사례"라고 말했다.
레자이 고문은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최측근이다.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최고지도자에 취임하고 나서 한 첫 인사가 지난 3월 레자이를 군사고문에 임명한 것이다.
27세였던 1981년 이라크와의 전쟁 중 이슬람혁명수비대 총사령관으로 임명돼 16년간 자리를 지킨 강경파 인사다. CNN방송은 그를 '강경 실용주의자'로 평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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