加 연구팀 "영구동토층 똥화석 분석…식물 200여개군·털매머드 등 DNA 확인"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캐나다 북부 유콘(Yukon) 지역의 영구동토층에 70만년 가까이 보존돼 있던 땅다람쥐 배설물 화석에서 털매머드와 스텝들소, 말, 아메리카치타 등 고대 동물과 다양한 식물군의 DNA가 발견됐다.

캐나다 맥매스터대 헨드릭 포이나르 교수와 하카이연구소 타일러 머치 박사 연구팀은 10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서 유콘 중부 영구동토층의 땅다람쥐 굴에서 발견된 배설물 화석(coprolite) 시료 13개를 분석, 수십만 년 전 생태계를 이루던 다양한 동식물의 DNA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동 교신저자인 포이나르 교수는 "땅다람쥐 배설물 화석에는 고대 베링기아(Beringia) 생태계 구성 요소의 다양한 유전적 정보가 보존돼 있다"며 "이는 환경 변화와 대형동물의 진화, 이동, 멸종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설물 화석(coprolite)은 고대 동물 배설물이 화석화된 것으로, 배설한 동물의 DNA뿐 아니라 주변 환경에 존재했던 다양한 생물의 DNA도 함께 보존할 수 있다. 그러나 뼈나 퇴적물보다 쉽게 분해돼 고대 DNA 연구에 상대적으로 적게 활용돼 왔다.
연구팀은 유콘 지역의 영구동토층에 있는 땅다람쥐(Urocitellus) 굴이 수만~수십만 년 동안 얼어붙고 밀봉된 상태로 유지된 점에 주목, 약 700년 전부터 70만년 전에 이르는 북극땅다람쥐 배설물 화석 시료 13개를 정밀 분석했다.
논문 제1 저자인 머치 박사는 "북극땅다람쥐는 식물 조각과 뼈, 씨앗 등을 굴로 가져오는 습성이 있다"며 "이런 행동 덕분에 굴 내부가 당시 환경을 기록한 생물학적 보관소 역할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전체 분석 결과 배설물 화석 시료에서는 식물과 곤충, 미생물, 포유류 등 다양한 생물의 DNA가 검출됐다. 특히 털매머드와 스텝들소, 말, 회색늑대, 퓨마 또는 아메리카치타 등 대형 고양잇과 동물 등의 흔적이 확인됐고, 200개가 넘는 식물군의 DNA도 발견됐다.
연구팀은 또 시료에서 확보한 DNA를 이용해 땅다람쥐 12개, 토끼 1개, 들소 2개, 말 3개 등 모두 18개의 미토콘드리아 게놈을 재구성하는 데 성공했으며, 털매머드 미토콘드리아 게놈 6개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가장 오래된 약 70만년 전 시료에서는 현존 북극땅다람쥐 여러 계통이 갈라지기 이전에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계통이 확인됐다. 이 계통은 현재 유콘에서는 발견되지 않으며 가까운 친척 계통만 서시베리아에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배설물 화석이 뼈나 주변 영구동토층보다 고대 DNA를 더 잘 보존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연구가 플라이스토세의 매머드 초원(Mammoth Steppe) 생태계가 숲 중심 생태계로 변화하는 과정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이나르 교수는 "배설물 화석을 통해 과거 기후 변화에 의해 선택받았던 유전자들을 조사할 수 있다"며 "이는 오늘날 동물들이 기후 온난화에 어떻게 적응할 수 있는지 또는 적응하지 못할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출처 : Nature Communications, Tyler Murchie et al., 'Ground squirrel coprolites preserve complex archives of ancient environmental DNA over 700,000 year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6-729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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