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 문안 공개 안된 상황에서 트럼프·이란, 호르무즈 개방 놓고 '딴소리'
이란 동결자금 해제도 뇌관…가뜩이나 쉽지않을 60일 핵협상에 불확실성 가중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 타결을 발표했지만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비롯한 중대 쟁점을 두고 벌써부터 입장차가 불거지는 모양새다.
19일(현지시간) 이뤄질 양해각서(MOU)의 서명으로 60일간의 후속 협상 기간을 번 상태지만 이같은 입장차가 뇌관으로 남았다가 물리적 충돌 재개의 불씨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단 미국과 이란이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종전 MOU가 서명되는 대로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고 미국의 대이란 봉쇄가 해제된다는 점이다.
문제는 전쟁 이전처럼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들이 별도의 요금 지불 없이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느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5일 종전 합의 타결을 발표한 뒤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궁극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행료가 영구 면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19일 MOU 서명과 함께 해협이 개방되면 통행료가 없던 전쟁 이전의 시절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항 수수료 징수권이 인정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MOU 최종안에 '호르무즈 해협의 향후 해상 항행 서비스 관리는 이란과 오만이 결정한다'는 조항이 명시됨에 따라 해상 서비스 제공을 명목으로 한 이란의 수수료 징수를 미국이 공식 인정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이란은 향후 60일 동안만 선박의 무료 통항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파르스 통신은 전했다. 예정대로 미국과 60일간 핵협상을 벌이고 최종 합의가 도출되면 그 이후로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안전한 항행과 관련한 서비스 제공 대가로 수수료를 걷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행료', 이란은 '수수료'라는 용어를 쓰고 있지만 이란이 어떤 식으로든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으로부터 요금을 받게 되면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을 거쳐 유료화되는 셈이다.
종전 MOU는 서명과 함께 공개된다는 것이 이란측 설명이어서 MOU에 최종적으로 어떤 문안이 들어갔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NYT 역시 "MOU는 통행료를 60일간만 유예하고 이후 역내 논의를 하는 것으도 돼 있다"고 전했다.
합의 타결이 발표되자마자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을 놓고 미국과 이란이 샅바싸움을 시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MOU의 이행은 물론 60일간 이뤄질 핵협상에 있어서도 험로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동결자금 해제 문제에 있어서도 합의 발표 직후부터 양측의 입장차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양상이다.
이란은 MOU 서명과 동시에 동결자금 일부가 해제되야 한다는 입장이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MOU 서명 이후 60일간의 협상이 미국의 3가지 약속 이행에 달려 있다며 해상봉쇄 해제, 군사작전 종료, 동결자금 해제를 언급했다.
이란 동결자금은 1천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MOU 서명과 함께 120억 달러, 60일간의 협상 중 120억 달러의 동결자금을 해제하는 방안이 이란 매체를 통해 거론돼 왔다.
당장 미국은 MOU 서명에 맞춰 동결자금을 해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 정부 당국자는 CNN방송에 이란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동결자금은 해제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미국은 전쟁의 주된 이유로 내세워온 이란 핵개발 저지에 맞춰 제재완화를 하고 싶어한다. 이란의 핵포기 범위와 이행 여부에 따라 제재완화 등 경제적 보상을 하는 식이다.
이란이 즉각적 동결자금 해제 요구를 고수하고 미국이 거부하면 MOU 이행이 초반부터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MOU 체결 이후의 핵협상 역시 단시간 내 이견을 좁히기 쉽지 않은 중대 쟁점이 산적한 탓에 이번 MOU를 두고 60일간의 한시적 휴전 연장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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