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합의에도 유조선 운임 9.2%↑…전쟁 직전 대비 약 2배 수준
컨테이너 운임지수 3천선 돌파…수출기업, 물류 차질·비용 부담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에도 글로벌 해상 운임이 원유선, 가스선, 컨테이너선 등 선종을 가리지 않고 고공 행진하고 있다.
항공 운임도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물류 차질, 비용 증가 등 국내 수출기업의 부담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원유·액화천연가스(LNG) 교역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우려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해상 운임 상승세도 꺾이지 않고 있다.
발틱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유조선 운임지수(WS)는 지난 17일 중동∼중국 노선 초대형 유조선(VLCC)을 기준으로 439.1을 기록했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하기 전인 지난 10일(402.2)보다 9.2% 높은 수준으로, 전쟁 발발 직전인 2월 27일(224.7)과 비교하면 약 2배에 이른다.
중동∼중국 노선의 27만톤급 유조선 용선료도 지난 17일 44만8천23달러로 일주일 전(40만1천612달러)보다 올랐다. 전쟁 직전(21만8천154달러)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LNG 운반선 운임도 안정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17만4천㎥급 LNG선의 스폿(단기) 운임과 1년 정기 용선료는 지난 12일 각각 9만6천달러, 7만9천달러를 기록했다. 전쟁 직전과 비교하면 스폿 운임은 2.7배, 1년 용선료는 1.9배 수준이다.

컨테이너선 운임도 성수기 진입과 맞물려 오름세를 보인다.
컨테이너 운송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8일 기준 3천121.69로 전주 대비 4.6%(136.47포인트) 상승했다.
SCFI가 3천선을 넘긴 것은 2024년 8월 23일(3천97.63)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이다. 중동 전쟁 발발 직전인 2월 27일(1천333.11)과 비교하면 134.2% 상승한 수준이다.
미주 서안 노선 운임은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5천683달러, 동안 노선 운임은 6천873달러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각각 11.4%, 8.7% 올랐다.
해상 운임 강세 여파로 가파르게 오른 항공 화물 운임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항공 화물 운임 지표인 '발틱 항공화물 운임지수'(BAI)의 종합 지수는 지난 15일 기준 2천715로 전주보다 1.3% 올랐다. 작년 동기 대비 34.6% 높은 수준이다.
작년과 비교하면 홍콩발 운임 지표(42.2%↑)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시카고발(35.4%↑), 상하이 푸둥발(34.6%↑), 프랑크푸르트발(24.2%↑)이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운송 차질, 물류비 상승 등 국내 수출업계의 경영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중동 전쟁 관련 중소기업 피해·애로 및 우려 접수 건수는 총 946건으로 전주보다 28건 증가했다.
피해·애로 유형(중복 응답)에서 운송 차질이 290건(39.7%)으로 가장 많았고 물류비 상승(38.0%), 계약 취소·보류(31.9%), 출장 차질(16.8%), 대금 미지급(13.1%)이 뒤를 이었다.
한 업체는 이스라엘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었으나 전쟁으로 운송과 납품이 중단돼 생산 완료된 제품을 인도하지 못하고 있고, 다른 화장품 기업은 운임 부담에 따른 해외 구매자들의 발주 축소로 수출 물량이 감소했다.
수출업계 관계자는 "운임이 오르면 예전에 없던 부담이 새로 더해지는 셈이어서 그만큼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면서 "단순히 비용 부담에 그치지 않고 원자재를 제때 들여오지 못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bin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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