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부사령부 "군통수권자 지시"…美매체 "전날보다 공습 범위 확대"
이란 재차 반격 예상…호르무즈 군사 긴장 비등 속 협상동력 실종 위기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미군 중부사령부는 8일(현지시간) 이란의 상선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이란을 추가 공습했다.
전날에 비해 공습 범위가 확대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도 전날에 이어 반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대치 수위가 협상 동력 실종의 임계점에 근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부사령부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에 "군통수권자의 지시로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을 겨냥해 추가 공습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행의 자유를 위협하는 그들(이란)의 역량을 더욱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은 핵심적 국제 수역을 자유롭게 항해하는 상선과 민간인 선원을 상대로 한 부당한 공격에 대해 이란에 책임을 묻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군의 이란 공습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공격을 멈추지 않는 데 대한 대응이다.
미군은 이번 발표에서 군통수권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공습이 단행됐음을 분명히 했다.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미 당국자를 인용, 전날 공습보다 이번 공습의 범위가 더 넓다면서 이란군의 해안 레이더와 대함미사일 기지, 방공시스템이 이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전날 미군은 정밀유도무기를 활용해 이란의 방공 시스템과 지휘통제망, 해안 레이더 기지, 대함 미사일 전력, 호르무즈 해협과 그 인근에 배치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소속 소형정 60여척 등 총 80개 넘는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부사령부 발표가 나오기 직전 이란 매체에서는 이란 남부 요충지 반다르아바스와 시리크 일대에서 여러 차례 강력한 폭발음이 들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란 동남부 오만만 연안의 전략 항구 차바하르에서도 강한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의 추가 공습은 예고된 일이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튀르키예 앙카라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마 오늘밤 다시 이란을 강력히 공격할 수 있다"며 추가 공습을 예고한 바 있다.
연이틀 고강도 공습을 통해 상선 공격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위협하는 이란에 대해 압박의 고삐를 최대한으로 당기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너무 많이 내줬다는 미국 내 비난을 무릅쓰고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확보한 바 있다.
이란도 이틀 연속 반격에 나설 것이 거의 분명한 상황에서 후속 협상의 동력이 사실상 거의 흩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달 말에도 이틀 연속 무력 공방을 벌였고 이달초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회담도 중재국을 사이에 낀 간접 논의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MOU에 대해 "끝난 것으로 본다"고 발언하고 '쓰레기' 같은 표현을 동원해 이란에 맹공을 퍼붓는 상황에서 양국이 접점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내심을 잃어가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이란 압박을 위한 의도적 연출일 가능성이 있지만 60일간의 후속 협상으로 비핵화 쟁점을 해소한다는 당초 MOU 목표에서는 한층 멀어지는 분위기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무력 공방이 전면전 재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단 시장과 여론 달래기를 시도했다. 전쟁 재개는 부담이 크지만 그렇다고 이란의 상선 공격을 좌시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인 셈이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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