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외무 "조속 결론 기대"…러 크렘린궁 "튀르키예 접촉 중"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튀르키예 정부가 미국산 F-35 전투기 도입 프로그램의 장애물이었던 러시아제 S-400 방공시스템을 걸프 국가에 매각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10일(현지시간) 친정부 논조로 알려진 튀르키예 일간 휘리예트는 칼럼니스트 압둘카드르 셀비의 기명 칼럼을 통해 "S-400이 제3국에 매각됐다고 한다"며 이날 당국의 공식 발표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튀르키예로부터 S-400을 사들이는 나라는 걸프 지역의 한 국가로, 아랍에미리트(UAE) 혹은 카타르라는 말이 나온다고 한다.
S-400을 처분함으로써 튀르키예는 미국이 '적대 세력에 대한 제재를 통한 대응법'(CAATSA)에 따라 부과한 제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튀르키예는 F-35 전투기 프로그램에 다시 참여하고, 자국에서 개발 중인 5세대 전투기 칸(Kaan)에 미국산 엔진도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고 휘리예트는 부연했다.
튀르키예의 S-400 처분이 확정된다면 이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지난 7∼8일 자국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F-35 도입과 관련한 해법에 도달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나토 동맹인 튀르키예는 2017년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S-400 도입을 결정했고, 2년 뒤인 2019년 인도를 마쳤다. 이에 당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CAATSA에 따라 튀르키예를 F-35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에서 퇴출하고 F-16 수출도 막았다.

F-16 관련 제재는 2024년 초 튀르키예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비준한 대가로 해제됐으며, F-35 사안을 풀어내는 것이 튀르키예의 숙제로 남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F-35 판매 여부에 대해 "곧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답한 뒤 "분명히 (판매를) 검토하게 될 사안"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가 F-35를 도입하면 러시아산 S-400 방공망과 충돌하거나, 미국의 F-35 스텔스 기술 체계가 러시아에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취재진이 지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전혀 우려가 없다"고 단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제재를 해제할 것이다. 그럴 때가 됐다"며 "우리는 친구들에게 제재를 가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 발언이 F-35 구매 관련 튀르키예에 대한 제재 해제를 의미하며, 튀르키예가 S-400을 제3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미국과 마련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국영 TRT방송에 출연해 "우리의 기대가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표현됐다"며 "법률로 해결돼야 할 사안 중 하나가 바로 CAATSA이고, F-35도 마찬가지"라고 언급했다.
피단 장관은 미국과 튀르키예 정상 간 논의가 오간 점을 환기하며 "조속히 결론이 나길 바라며, 이 사안에 아무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튀르키예 당국이 S-400 판매와 관련해 러시아 정부의 승인을 요청했는지를 질문받자 "이 문제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며 "우리는 튀르키예와 이 문제에 대해 접촉해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접촉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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