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 넘어 펩타이드까지…CDMO 포트폴리오 완성
비만약부터 항암제까지 미래 성장시장 선점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대 규모인 2조7천억원의 인수·합병(M&A)을 단행한 것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펩타이드 의약품으로 확대하고 글로벌 생산·공급망을 강화해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스위스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 그룹을 품으면서 비만·당뇨 치료제를 비롯한 고성장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동시에 유럽·미국·인도 생산 거점과 고객 기반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펩타이드 CDMO 진출…GLP-1 비만약으로 포트폴리오 확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일 공시를 통해 스위스 취리히 인근 바르에 본사를 둔 펩타이드 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 그룹'과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14억6천만 스위스프랑(약 2조7천억원)으로, 국내 제약·바이어 업계 M&A 사례 중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주주 지분 인수와 공개 매수 등을 통해 연내에 폴리펩타이드 그룹 지분을 100% 확보할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초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 소재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를 완료한 데 이어 폴리펩타이드 그룹까지 품에 안게 되면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그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하지 않았던 펩타이드 의약품을 제조하고 있다. 그중에는 각국에서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비만·당뇨 치료제도 포함돼 있다.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펩타이드 치료제와 관련해 1천건 이상의 개발·생산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업계 최고 수준의 펩타이드 물질 생산 개발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세계에서 임상 개발 단계에 있는 펩타이드 의약품은 170여 개이며, 이 가운데 80여 개가 상업화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펩타이드 의약품은 합성 과정이 복잡하고 엄격한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GMP) 준수가 요구돼 CDMO 비중이 큰 편으로, 펩타이드 개발사의 62∼64%가 전문 CDMO를 활용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폴리펩타이드 그룹의 총생산량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항체 의약품과 메신저 리보핵산(mRNA), 항체·약물접합체(ADC)에 이어 펩타이드 제품까지 생산하게 될 경우 포트폴리오가 한층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은 비만과 당뇨 영역을 넘어 항암제, 면역 질환,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뇌질환 치료제 분야까지 펩타이드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펩타이드 CDMO 시장이 올해 55억2천만 달러(약 8조2천억원)에서 2035년에는 291억4천만 달러(약 43조4천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며 "고성장 중인 펩타이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펩타이드를 비롯해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차세대 백신 등 고부가가치 신규 모달리티(치료 접근법) 생산시설 구축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 유럽·미국·인도 생산거점 확보…글로벌 공급망 시너지 기대
아울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폴리펩타이드 그룹이 보유한 생산 거점과 연구개발(R&D) 인력도 인수해 공급망을 확충하게 됐다.
폴리펩타이드는 스웨덴 말뫼, 벨기에 브레인,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와 토런스, 인도 암베르나트 등 6곳에 거점을 두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뉴저지와 보스턴, 일본 도쿄에 이어 네덜란드에 영업사무소 개설을 추진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해 왔는데, 폴리펩타이드 그룹 인수로 북미, 유럽, 아시아 지역에서 위상을 더 높일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와의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별 공급망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폴리펩타이드 그룹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폴리펩타이드의 펩타이드 기술력에 대량 생산을 뒷받침하는 GMP 품질관리 체계, 글로벌 공급망, 규제기관 대응 역량을 결합할 것"이라며 의약품 수요 증가에 대응해 생산시설을 신속히 확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체 의약품과 펩타이드 치료제를 함께 개발하는 글로벌 제약사가 많다"며 "두 회사의 고객 기반을 활용한 교차 수주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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