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감소·약탈적 가격 책정 우려에 1년간 신규 도입 중단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국 뉴저지주가 상점 상품진열대의 종이 가격표를 디지털 디스플레이(전자가격표)로 당분간 대체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를 도입했다.
26일(현지시간) 뉴저지 주정부에 따르면 미키 셰릴 주지사는 소비자 보호를 앞세워 이러한 내용의 공정가격보호법에 지난 23일 서명했다.
이 법은 기업이 고객 개인정보를 활용해 소비자의 지불 의사나 지불 능력에 따라 동일한 상품에 서로 다른 가격을 매기는 차별적인 '감시 가격 책정' 행위를 금지했다.
또한 상품 진열대 전자가격표의 신규 도입을 1년간 유예하는 내용을 함께 담았다. 뉴저지주는 이 기간 전자가격표 기술의 효과와 영향을 연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미 전자가격표를 도입한 경우에는 사용을 금지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 내 여러 주(州)에서 유사한 입법이 제안된 가운데 실제로 전자가격표 신규 도입의 일시 중단토록 법제화한 곳은 미국에서 뉴저지주가 처음이다.
앞서 메릴랜드주가 지난 4월 고객 정보를 활용한 약탈적인 가격 책정을 금지하는 법안을 채택했지만, 전자가격표 사용 금지 관련 내용은 담지 않았다.
셰릴 주지사는 법안에 서명하면서 "뉴저지주의 가계는 이미 물가 상승 압박을 느끼고 있다"며 "기업들이 개인정보를 몰래 이용해 똑같은 상품을 다른 사람보다 더 비싸게 파는 것은 그들에게 필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전자가격표는 상품진열대의 종이가격표를 디지털화해 표시하는 장치를 말한다. 업체 입장에서는 상품 가격이 바뀔 때마다 진열대의 종이가격표를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바꿔줄 필요가 없어 관련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 같은 전자가격표는 미국에서 월마트 등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도입이 확산되는 추세다.

뉴저지주의 이번 입법은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토대로 한 '감시 가격 책정' 금지를 주된 도입 취지로 언급했지만, 관련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입법이 실제로는 고용 감축을 막으려는 유통산업 노동조합의 우려를 반영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전미식품·상업노조(UFCW)는 전자가격표 도입이 고객 정보를 반영한 탄력적인 가격 조정을 가능하게 하는 한편 소매업 관련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고 우려해왔다.
뉴저지주 법안 서명식에 참석한 UFCW의 아데몰라 오예페소 부위원장은 "전자가격표 사용에 대한 유예 조치는 이 기술이 뉴저지 소비자와 노동자에게 해를 끼치지 않도록 보장하는 중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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