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서부에서 산불이 발생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방치된 불발탄이 잇따라 터지고 있다고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벨기에와 국경 근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뒤렌에서 전날 밤 시작한 산불은 축구장 약 420개 면적인 300ha(헥타르)를 태우고 하루 만에 주택가 100여m 앞까지 접근했다.
당국은 이 산불이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이 주에서 산불로 탄 면적은 52헥타르에 불과했다.
당국은 휘르트겐발트 마을 주민 1천800명을 대피시키고 산불 진압에 경찰 헬기와 물대포차, 연방군 전차까지 투입했다. 그러나 몇 달째 가뭄으로 숲이 바짝 마른 데다 38도까지 치솟은 고온에 불길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여기에 2차대전 당시 숲속에 묻힌 탄약이 잇따라 터지면서 접근이 어려운 상태다. 랄프 놀텐 뒤렌시장은 "지형이 험하고 탄약이 많이 남아 있어 소화배낭만 멘 소방대원을 투입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이곳은 노르망디 상륙작전 이후 라인강을 넘으려는 미국군과 이를 방어하는 독일군이 1944년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소모전을 벌인 지역이다. 전투에 투입된 양측 병력 20만명 가운데 약 6만명이 죽거나 다쳤다. '휘르트겐발트 전투'는 2차대전 기간 독일 영토 안에서 벌어진 최장 기간 전투로 기록돼 있다.
독일 연방의회는 2022년 기준 전국에 10만∼30만t 규모의 불발탄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 때문에 불발탄이 발견되면 인근 주민을 대피시키고 무력화하는 작업이 거의 일년 내내 이뤄진다. 이날 라인강 중류 코블렌츠 유역에서는 강물이 졸아들면서 2차대전 때 버려진 바주카 포탄이 발견됐다. 당국은 포탄을 강물 안으로 옮긴 뒤 폭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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