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국 내 이란인 추방하면서 이란 정부와 협력"

입력 2026-08-21 11:43  

"美, 자국 내 이란인 추방하면서 이란 정부와 협력"
협력 정황 담긴 이메일 공개…"송환 대상자 선별에 이란 당국 일부 개입"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지난해와 올해 자국 내 이란인을 추방하면서 이란 정부와 협력했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이메일이 공개됐다.
미 매체 디인터셉트는 전미이란인미국인협회(NIAC)가 입수한 ICE의 이메일 수백건을 근거로 양국이 어떻게 협력해 지난해 9월과 12월, 올해 1월 세 차례 100여명의 이란인을 본국으로 송환했는지 과정을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이메일에 따르면 이란 당국자들은 미국 내 이란인 이민자 중 송환 대상자 선별에 일부 영향력을 행사했고 ICE 측은 이란의 요청에 따라 송환 명단을 막판에 수정하기도 했다.
이를테면 첫 송환 비행편이 떠나기 한 달 전인 지난해 8월 말 ICE의 한 당국자는 "이란 대사관의 요청으로 몇몇 건을 추가했다"고 이메일에 적었다. 일주일 뒤 ICE의 같은 직책의 다른 당국자는 '이란 대사관의 국장'을 만난 뒤 송환 명단을 변경하면서 "이란 측이 기존 명단을 수정하고 추방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이메일에 썼다.
이 비행편 출발 사흘 전에도 ICE 당국자는 이메일에 이란 대사관이 3명을 추가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기록했다. 미국엔 이란 대사관이 없는 만큼 어디에 주재하는 이란 대사관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또 양국 당국자가 얼마나, 어떻게 직접 접촉했는지도 명확지 않지만 이메일에는 '이란 대표단', '이란 대사관 국장' 등과의 정기적 회동이 언급돼 있기도 하다.
'적성국 '간 이런 공조는 지난해 6월 '12일 전쟁'이 발생한 직후였다.
이란 당국은 지난해 9월 미 정부와 합의로 최대 400명의 이란인이 송환될 수 있다고 인정했으나 멕시코 국경을 통해 미국에 밀입국했거나 이민법을 위반한 사람이 대부분이라고만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이메일 공개로 이란 정부가 정치적 이유로 반정부 인사를 송환 대상자로 지목해 요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앞서 이들 이란 송환 대상자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강제 추방됐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AP통신은 "미국 현행법상 강제송환을 위한 외국 정부와 협력은 허용되나 1990년대 제정된 연방법에 따라 망명 신청 사실을 알릴 수 있는 정보 공유는 엄격히 금지된다"고 짚었다.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이에 대해 AP에 "ICE가 이란 정부에 망명 신청 기록을 공유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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