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하시나 관련 행사 취소…방글라와의 관계 고려한 듯

입력 2026-08-31 10:46  

인도, 하시나 관련 행사 취소…방글라와의 관계 고려한 듯
활동 금지된 방글라 야당 간부가 연사로 참석할 세미나 불허돼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2024년 대학생 시위를 유혈로 진압하다가 인도로 달아난 셰이크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 총리가 이끄는 정당의 고위 인사가 참석할 예정이던 인도 뉴델리의 한 행사가 취소됐다.
하시나 전 총리 문제로 방글라데시와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 상황을 의식한 인도 당국의 판단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31일 방글라데시 매체 데일리옵서버 등에 따르면 남아시아 외신기자클럽(FCC)은 전날 성명에서 지난 29일 뉴델리 시내에 있는 한 클럽에서 열려던 행사가 경찰 측 불허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유럽과 아시아: 대화에서 파트너십까지'란 주제로 FCC와 벨기에의 한 재단이 개최할 세미나에는 하시나가 총재로 있는 방글라데시 야당 '아와미연맹'(AL)의 셀림 마흐무드 정보조사국장이 연사로 참석할 예정이었다.
마흐무드는 방글라데시 의회 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전 방글라데시 주재 인도 대사와 로힝야족 활동가 등도 연사로 참석할 계획이었다.
프라카시 난다 남아시아 FCC 사무국장은 BBC 벵골어 뉴스에 뉴델리 경찰이 자세한 설명도 없이 행사를 열 수 없다고 알려왔다면서 "우리는 (경찰에)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거듭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난다 사무국장은 경찰은 행사 장소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력 100여명을 배치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뉴델리 경찰은 행사 불허와 관련한 공식 성명을 내지 않았다.
다만 한 경찰 간부는 BBC 벵골어 뉴스에 경찰은 불편한 상황이 전개되면 어느 때든 어떤 행사도 취소할 권한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간부는 경찰이 이번 행사와 관련해 모종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구체적 정보를 사전에 전달받았는지에 대해선 함구했다.
경찰의 행사 불허는 FCC가 지난 5일 행사를 열어 하시나가 화상 연설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도록 한 뒤 이뤄진 것이다. 당시 행사에서 하시나는 연내에 귀국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에 방글라데시 정부 측은 인도 당국이 행사 개최를 사실상 허용했다며 강력히 반발했고, 하시나의 인도 도피 이후 악화 일로를 걸어온 양국관계가 더 꼬이게 됐다.
8월 5일은 하시나가 2년 전 수 주 동안 대학생 시위를 유혈로 진압하다가 밀려 총리직에 사퇴하고 자신의 정부를 지지해온 인도로 달아난 날이다.
하시나는 본국에서 열린 궐석재판에서 유혈 진압과 관련해 사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AL는 하시나 정권 붕괴 후 들어선 과도정부에 의해 모든 활동이 금지됨에 따라 지난 2월 치러진 총선에 후보를 내지도 못했다.
그런데도 방글라데시에는 AL의 골수 지지세력이 잔존해 하시나가 연내 귀국할 경우 정치적 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후 들어선 방글라데시 민족주의당(BNP) 정부와 사법당국은 하시나가 공항에 도착하는 즉시 체포·구금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뉴델리 경찰의 이번 세미나 불허는 인도 당국이 FCC의 지난 5일 행사 여파를 겪은 이후 AL 관련 인사의 공개적 행사 참석을 불허한다는 입장을 정했음을 드러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고 데일리옵서버는 전했다.
yct94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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