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표 전자상거래 업체, 요격용 드론 자위대 납품 계획
'출점 중단' 잇따라…SNS에선 '라쿠텐 안산다' 움직임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라쿠텐이 요격용 드론을 자위대에 납품하기로 하자 입점 업체들의 보이콧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1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잡지 '통판(통신판매) 생활'을 발간하는 일본 기업 카탈로그하우스는 지난달 18일 라쿠텐 그룹의 요격용 드론 사업 계획이 자사 이념과 맞지 않다면서 온라인 쇼핑몰 '라쿠텐 시장'에서 판매를 중단했다.
라쿠텐 그룹이 독일의 방위 스타트업이 생산한 요격형 드론을 육상자위대에 납품하고 이후 국산화까지 추진할 계획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라쿠텐은 독일의 방위산업 스타트업 헬싱의 일본 내 조달 창구로서 육상자위대 납품을 위한 실증 시험에 나서며 일본 내에서 헬싱 드론의 양산도 검토할 방침이다.
라쿠텐은 아마존과 함께 일본의 전자상거래 시장을 양분하는 곳이지만, 카탈로그하우스처럼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라쿠텐에서는 물건을 팔지 않겠다는 보이콧 선언이 잇따랐다.
도쿄 신주쿠의 음식점 '비어&카페 베르크' 역시 지난달 19일 라쿠텐 시장에서 하던 커피 원두와 굿즈 판매를 중단했다.
이 음식점의 대표는 도쿄신문에 "정권이 '전쟁 가능한 나라'로 가면서 (민간과) 군수산업과의 (기존) 관계가 망가지고 있다"면서 "가게에서 줄곧 '반전'을 강조해왔는데, 이런 기업에 출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가죽·모피 제품을 판매하는 오사카의 '갓쓰'도 지난달 24일 이런 흐름에 동참했다.
이 회사는 판매 중단 성명에서 "평화라는 가치관을 지키기 위해 매상을 줄이는 경영 판단을 했다"며 "평화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선택이 쌓여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움직임도 소셜미디어(SNS)에서 확산하고 있다.
엑스(X·옛 트위터) 등에는 '라쿠텐불매운동'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라쿠텐에서 쇼핑하는 것은 무기 제조에 가담하는 것", "라쿠텐 모바일(라쿠텐 그룹의 이동통신 브랜드)도 해지하자", "이런 식으로 대기업이 방위산업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 일본의 평화주의는 완전히 파괴될 것" 등 비판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런 움직임에 비판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탤런트는 민영방송인 TBS에 출연해 "반대할 거면 산에 가서 살아야 한다"며 불매운동을 비판했다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시민단체 '무기거래반대네트워크'의 스기하라 고지 대표는 "(라쿠텐의 계획은) 소비자에게 가까운 기업이 드론이라는 살상무기의 도입에 관여하겠다는 의미"라며 "지금까지 존재해온 '평화국가'의 붕괴를 가속화하는 데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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