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드인] 총 대신 낚싯대 든다…한중일 '힐링 게임' 격돌

입력 2026-09-05 11:00  

[게임위드인] 총 대신 낚싯대 든다…한중일 '힐링 게임' 격돌
호요버스·텐센트 생활 시뮬레이션 잇단 출격…게임스컴서 경쟁
'포켓몬 포코피아' 500만장 흥행…크래프톤도 '딩컴 투게더' 도전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피 튀기는 전투와 경쟁 대신 마을을 가꾸고 캐릭터를 꾸미며 일상생활을 즐기는 생활 시뮬레이션 게임이 주목받고 있다.
전통적인 게임 강국인 일본과 떠오르는 강자인 중국이 잇달아 생활 시뮬레이션 장르에 뛰어들면서 한국 개발사의 프로젝트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 호요버스·텐센트까지 참전…중국산 '힐링 게임' 쏟아진다
중국 게임사들은 무서운 속도로 생활 시뮬레이션 게임을 찍어내고 있다.
중국 대형 게임사 호요버스는 최근 국내에서 '쁘띠 플래닛' 사전 등록을 시작했다.
'쁘띠 플래닛'은 호요버스가 그간 선보여온 전투 중심의 서브컬처(애니메이션풍) 게임들과 달리, 귀여운 디자인의 동물형 캐릭터들과 교류하고 집을 꾸미는 힐링 게임이다.
텐센트도 이와 비슷한 콘셉트의 게임 '리리의 세계' 사전 예약을 최근 국내외 시장에서 시작했다. 플레이어가 미니어처 세계의 주민이 되어 아기자기한 집을 꾸미고 캐릭터들과 교류하는 내용이다.

전투 요소를 일절 배제한 두 게임은 지난달 독일에서 폐막한 게임쇼 게임스컴 2026에 출품돼 묘한 경쟁 구도를 형성한 바 있다.
소녀전선 시리즈 유통사로 유명한 중국 게임사 XD도 올초 오픈월드 생활 시뮬레이션 게임 '두근두근타운'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였다.
두근두근타운은 최대 12명의 플레이어가 한 마을에 모여 집과 캐릭터를 꾸미는 내용의 게임으로, 발매를 예고한 두 게임과 유사한 게임성을 가지고 있다.

◇ '동물의 숲'이 연 시장…포켓몬 포코피아도 500만장 흥행
중국산 생활 시뮬레이션 게임에 큰 영감을 준 작품은 닌텐도의 '동물의 숲' 시리즈다.
동물의 숲은 2등신의 캐릭터를 조작해 동물형 캐릭터들과 상호작용하고, 곤충을 채집하거나 낚시를 하는 등 자극적인 요소 없이 일상을 보내는 콘텐츠가 큰 호응을 얻으며 닌텐도의 대표 타이틀로 자리잡았다.

2020년 나온 최신 작품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던 코로나19 시기와 겹쳐 닌텐도 스위치 소비자층을 넓히는 데 톡톡히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닌텐도가 올초 출시한 '포켓몬 포코피아'도 닌텐도 스위치 2 콘솔 판매를 견인하고 있다.
포켓몬 포코피아는 닌텐도의 핵심 IP인 '포켓몬스터' 속 다양한 포켓몬들의 서식지를 복원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나가는 게임으로, 지난 8월 기준 500만 장이 넘게 팔렸다.
닌텐도는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 '포켓몬 포코피아'의 첫 DLC(다운로드 가능 콘텐츠) '보글보글 해저 마을'을 출시하기도 했다.


◇ 크래프톤도 '딩컴 투게더' 도전…한중일 경쟁에 레드오션 조짐
한국에서도 비슷한 생활 시뮬레이션 장르 게임 진출에 선언한 게임사가 있다.
크래프톤 자회사 5민랩은 2024년 지스타에서 '딩컴 투게더'를 공개했다.
크래프톤이 인수한 호주 1인 개발자 제임스 벤던의 게임 '딩컴'의 IP를 모바일 플랫폼에 맞게 새롭게 만든 작품이다.
야생 동물과의 전투 같은 원작의 생존 시뮬레이션 요소는 다소 완화하고, 커다란 도시에서 다른 이용자와 교류하는 등 멀티플레이 요소를 넣은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생활 시뮬레이션 게임들은 게임업계의 대세가 된 경쟁 중심의 라이브 서비스 게임, 하드코어 트리플A 게임에서 피로감을 느끼는 이들이나 라이트 게이머층을 노리고 있다.
한중일 게임업계가 저자극 게임을 추구하는 이용자를 노리고 나온 생활 시뮬레이션 장르까지 비슷한 시기에 뛰어들며 본의 아니게 레드오션이 되어가는 모양새다.

juju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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