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보다 상승폭 커져…내수는 여전히 부진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중동 분쟁 장기화로 인한 에너지 공급 불안과 해상 운송 차질 우려 속 중국의 지난달 생산자·소비자 물가가 모두 상승세를 이어갔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8월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8% 상승했다.
이는 47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던 6월 PPI 상승률(+4.1%)보다는 낮지만 7월 PPI 상승률(+3.5%) 보다는 높은 수치다. 또한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8월 PPI 상승률 예상치(+3.6%)를 웃돌았다.
중국의 월간 PPI 상승률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던 2022년 10월 이후 3년 넘게 마이너스를 이어오다가 올해 3월(+0.5%) 41개월 연속 하락세를 끊어냈다.
업종별로는 석탄 채굴·세광·선광업(+26.6%)과 비철금속 제련·압연 가공업(+20.8%), 석유·석탄 연료 가공업(+11.1%), 석유·천연가스 채굴업(10.5%) 등 에너지·원자재 분야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전기기계·기자재 제조업(+5.9%)과 컴퓨터통신·기타전자설비 제조업(+5.3%) 등의 물가 상승도 이어졌다.
반면 전력 및 열에너지 생산·공급업과 자동차 제조업, 비금속 광물 제조업, 의약 제조업, 주류·음료·정제차 제조업은 전년 대비 1.7∼5.3%의 물가 하락을 보였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0.8%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0.8%)에 부합하고 7월 CPI 상승률(+0.5%)을 상회하는 수치다.
국가통계국은 "CPI 상승률이 7월 대비 0.3%포인트 확대됐다"며 "이는 주로 에너지 가격 상승 폭이 커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8월 에너지를 제외한 산업 소비재 물가는 1.8% 상승했고, 상승 폭은 7월보다 0.3%포인트 확대됐다.
금 장신구 가격이 33.6% 올랐으며 태블릿(+21.5%), 컴퓨터(+19.6%), 휴대전화(+11.0%) 물가도 상승 폭을 키우며 올랐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여행(+1.3%)과 의료(+4.0%) 등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고기(-11.8%)와 신선 채소·과일·곡물·식용유·유제품(-2.8∼-0.5%) 등 일부 식료품 가격은 떨어졌다.
로이터통신은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인공지능(AI) 수요에 따른 메모리 칩 부족이 일부 업종의 가격을 끌어올렸다"며 "다만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세는 제한적이며 산발적인 부양책은 광범위한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도 "호르무즈 해협의 운송 차질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에너지 가격과 물가를 끌어올린 것"이라며 "부진한 소비 탓에 공장들이 국제 유가와 반도체·금속 가격 상승으로 커진 생산비용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는 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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