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학원, '학술지 등급' 22년만에 폐지…"학문 본연으로 복귀"

입력 2026-09-10 13:12  

中과학원, '학술지 등급' 22년만에 폐지…"학문 본연으로 복귀"
관영지, 연구 가치보다 학술지 등급 중시하는 '본말전도' 극복 평가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자연과학 분야 최고 학술기관이 '학술지 등급'을 없애기로 했다.
10일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문헌정보센터는 오늘 30일부터 '중국과학원 학술지 등급표 온라인 플랫폼'을 폐쇄한다.
중국과학원 문헌정보센터는 지난 3월 27일 학술지 등급표를 더는 갱신·발표하지 않겠다고 공지한 바 있는데, 그간 등급표를 올렸던 플랫폼까지 없애는 것이다.
중국 과학·기술 분야 관영지 과기일보는 "20여년 동안 운영되면서 한때 과학 연구 평가의 확고한 기준이었던 중국과학원 학술지 등급표가 공식적으로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과학원 문헌정보센터는 2004년 학술지 등급표를 처음 발표했다.
저널인용보고서(JCR)에 수록된 학술지를 분류하고 정량적으로 평가해 '1구역'부터 '4구역'까지 네 단계의 등급을 설정했다.
등급표는 과학 연구 평가 체계가 미비했던 당시 중국의 상황에서 학술지들의 영향력을 정량화해 연구 성과물과 인재 평가에 참고 자료 역할을 했다. 논문이 '1구역', '2구역' 학술지에 게재될 수 있는지는 대학과 연구기관 평가, 프로젝트 심사, 학위 수여의 근거가 됐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 평가 도구가 점차 본연의 목적에서 벗어났고, 등급표만 중시하는 '본말전도'가 발생했다고 과기일보는 지적했다. 연구의 혁신적 가치와 향후 적용 전망이 아니라, 논문이 어떤 등급의 학술지에 게재됐는지가 연구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이 됐다는 것이다.
과기일보는 학술지 등급표 폐지가 연구 평가 시스템에서 '오직 논문'(唯論文)이라는 고질적 병폐를 타파하고 학문의 본연으로 돌아가는 핵심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앞으로 동료 평가(peer review)와 성과 실적, 사회적 공헌 등 다원적인 평가 메커니즘 완비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기초 연구와 응용 연구, 기술 개발 등 다양한 유형의 연구에 맞춰 차별화된 평가 기준을 제정하고, 과학 평가의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국가적 목표로 설정한 중국은 학계의 연구 부정행위 단속과 평가 체계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올해 2월 논평에서 "연구자가 실증·정량화·모델 등에 대한 맹목적인 숭배를 깨고 '발표를 위한 발표'에서 벗어나면 학술 연구의 과실이 더 풍부하고 달콤해질 것"이라고 주문했고, 이후 현실과 동떨어진 실적용 논문 발표를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관영매체들에서 잇따라 나왔다.
최근에는 과학 인플루언서 '겅퉁쉐'(耿同學)가 주요 국가 프로젝트 참여 연구자들의 연구 부정행위를 잇따라 폭로하면서 사회적 파장이 일었고, 정부가 나서 부정행위 사례를 발표하며 '정돈'에 나서기도 했다.
xi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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