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몇달만에 잇단 조정…시장은 '예측가능성' 우려

입력 2026-09-20 06:01  

부동산 정책 몇달만에 잇단 조정…시장은 '예측가능성' 우려
토허제 실거주 유예 넉달만에 연장…양도세 중과는 석달만에 한시 완화책 발표
종부세 개편안도 한달만에 후퇴…시장선 "또 바뀔 수도…일단 기다리자"
전문가 "잦은 사후 보완, 정책 신뢰 떨어뜨려…충분한 사전 검토 필요"

(세종=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여간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의무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 주요 부동산 정책이 시행 또는 발표 후 수개월 만에 연이어 조정됐다.
정부는 시장 상황과 정책 여건 변화를 반영한 보완이라는 입장이지만, 정책이 단기간에 조정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시장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정책 신뢰가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17일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임대 중인 주택의 실거주 의무 유예 제도를 넉 달 만에 다시 손질했다.
지난 5월 세입자가 있는 주택 전체로 실거주 유예 대상을 확대하면서 올해 말까지로 정한 신청 기한을 내년 말까지 1년 연장했다. 현재 임대차계약의 잔여기간뿐 아니라 갱신계약 1회, 최대 2년까지 추가로 유예를 인정하기로 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도 재개 석 달 만에 다시 완화됐다.
정부는 지난 5월 10일부터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재개해 2주택자에게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에는 30%포인트를 가산했다.
그러나 지난달 발표한 세제개편안을 통해 2년 이상 보유한 주택에 대해 2027∼2028년 중과세율을 한시적으로 낮추고, 올해 5월 10일 이후 중과세율이 적용된 양도분에도 완화된 세율을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중과 유예 종료 이후 보유세 정상화 방침이 정해지는 등 정책 환경이 변한 점을 감안해 다주택자에게 매도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양도세 중과세율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종합부동산세 개편안도 발표 이후 정부안 확정 과정에서 일부 조정됐다.
정부는 지난달 세제개편안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고,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을 현행 150%에서 200%로 높이기로 했다.
그러나 약 한 달 뒤인 이달 1일 정부안을 확정하면서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액은 현행 12억원을 유지하고, 세 부담 상한 역시 당초 200%로 높이려던 방침을 되돌려 현행 150%를 유지하기로 했다.
현 정부는 부동산 정책의 일관성을 강조해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기자회견에서도 "공급, 규제, 세제 정책의 확고하고 신속한 집행, 이해관계자들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혼란과 반발을 최소화하며 집값 안정도 반드시 이루어낼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 정책은 집값과 거래량, 금리 등 시장 상황에 따라 보완이 필요한 측면이 있지만 주택 매매와 보유는 장기간을 두고 이뤄지는 의사결정인 만큼 정책이 단기간에 변경되면 시장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혼선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정책이 자꾸 바뀌면 시장에 '또 이러다 말겠지'라는 학습효과가 생긴다"며 "어떤 정책이 나와도 일단 기다려보자는 분위기가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이미 시행한 정책에 문제가 있다면 바꾸는 것은 당연하고, 정책을 바꾸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충분한 검토 없이 정책을 먼저 시행한 뒤 사후 보완하는 방식은 시장에 부작용과 역효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정책을 발표하기 전에 긍정적 효과와 부작용, 장단점을 종합적으로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며 "정책 신뢰를 떨어뜨리지 않으려면 애초에 과잉 규제나 정책 남발을 피하고 충분한 사전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dind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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