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골리앗 크레인 가동 중단 장기화에 생산 차질 가능성
HD현대중공업 노조, 추석 이후 전면투쟁 예고…추가 수주 경쟁력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장보인 기자 = 친환경 고부가 선박 수요 증가와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 등을 계기로 장기 호황(슈퍼 사이클) 국면에 진입한 조선업계가 노사 갈등 장기화로 때아닌 몸살을 앓고 있다.
임금과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간 교섭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추석 연휴 이후에도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납기 지연과 비용 증가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화오션지회(이하 노조)는 이날 24차 교섭을 할 예정이다.
다만 노조가 '성과급 지급 기준 개선'을 핵심 요구 사항으로 내걸고 있어 추석 연휴 전에 합의안을 도출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교섭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드는 가운데 노조는 지난 14일 전 조합원 7시간 파업을 하면서 선박 건조 핵심 설비인 골리앗 크레인 일부를 멈추고 18일에는 사업장에 있는 골리앗 크레인 4대 모두를 멈춰 세우는 등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골리앗 크레인은 선체 블록을 조립장에서 건조 도크로 옮겨 탑재하는 선박 건조 공정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도크 자체를 점거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도크의 선박 건조 핵심 설비인 골리앗 크레인 가동이 중단되면서 블록 탑재 등 주요 공정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조선업은 블록 제작부터 운반, 탑재, 의장 등 여러 공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일부 핵심 공정이 중단되면 후속 공정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선박 건조 일정 전반에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2022년 대우조선해양 시절 하청노조가 약 2달간 옥포조선소 1도크를 점거하면서 생산에 차질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사측은 매출 감소와 고정비 지출, 납기 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 등을 포함해 8천억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용노동부의 지침에 따르면 경영 성과급은 의무적 교섭 대상이 아닌데도 노조가 이를 빌미로 교섭을 지연시키고 핵심 생산 설비의 가동을 중단하고 있어 지역 경제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며 "가동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 차질이 후속 공정으로 확대되면서 피해 규모는 2022년보다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도 추석 이후 조선업종노조연대 공동파업을 포함해 전면 투쟁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노조는 지난 11일부터 전 조합원 대상 4시간 부분 파업을 시작했으며 14∼15일 각 4시간의 파업을 이어간 데 이어 18일에는 7시간으로 파업 시간을 확대한 바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이번 주는 노사 협상과 파업 모두 중단한 상태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0일 기본급 11만원 정액 인상(호봉 승급분 4만7천원 포함), 격려금 1천만원+200% 지급 등의 3차 제시안을 내놨으나, 노조가 이를 즉시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앞서 지난 5월 기본급 14만9천600원 인상(호봉승급분 별도)과 상여금 100% 인상, 영업이익 30% 배분 등을 포함한 요구안을 확정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사측의) 제시안이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며, 최근 3년간 모든 업종을 통틀어 최고 수준의 기본급 인상(평균 6.2%)을 단행했고 최근 5년간 매달 고정적으로 받는 임금도 20% 이상 늘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도 현재 노사 협상이 진행 중이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와 사측은 지난 6월 30일 첫 임금 협상을 했으나 기본급 인상 규모 등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이미 주요 조선사들이 수년 치 일감을 확보한 상황에서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건조 일정 지연은 물론 선박 납기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만큼 업계의 우려는 점차 커지고 있다. 이는 향후 추가 수주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조선업계의 파업 장기화는 개별 기업의 생산 차질을 넘어 최근 확대되는 한미 조선 협력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관세 협상과 대미 투자 협력 등 한미 간 주요 경제 현안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조선업의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 양국이 조선·방산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국내 조선소의 생산 안정성과 납기 준수 능력은 중요한 요소"라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관련 사업 추진과 대외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돌입했던 포스코도 잠시 숨 고르기에 나선 뒤 다음 달 초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포스코 노조는 집행부 선거 일정으로 오는 10월 2일까지 교섭을 중단하고, 선거가 끝난 뒤 사측과 협상을 재개할 방침이다.
추가 파업 등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노조 관계자는 전했다.
포스코 노조는 지난 9∼11일 48시간 동안 포항·광양제철소 일부 라인에서 1차 부분파업을 한 데 이어 16∼21일 120시간 2차 부분 파업에 나섰으나 사측과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상여금 200%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는 기본급 2.0% 인상, 격려금 350만원과 지역사랑상품권 50만원, 복지포인트 30만원 추가 지급 등을 제시한 상태다.
포스코 측은 1, 2차 부분파업 기간 가용인력과 비상대응체제를 가동해 조업에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파업이 확대되거나 장기화하면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노조와 타협점을 찾는 데 속도를 낸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노사 상생을 실천하면서 교섭이 타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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