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자체 확보 5천줄 스프레드시트에 중대 정보·방첩 요원 정보 포함"
NYT "유출시 中·러에 악용 가능성"…전문가, FBI요원 복수당할 위험 우려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한 해커 조직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 수천명의 신상정보를 탈취했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자칭 '샤이니헌터스'(ShinyHunters)라는 이 해커 조직은 전날 FBI의 온라인 채용 포털에서 전·현직 요원이나 채용 지원자의 민감한 개인 정보를 탈취했다고 주장했다.
탈취한 데이터 규모는 2∼3테라바이트이며, 여기에는 수천명의 개인 정보가 포함돼 있다고 이 조직은 덧붙였다.
로이터는 이들이 탈취한 5천줄 분량의 스프레드시트를 확보했다면서 "FBI 직원들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생년월일, 사회보장번호, 비상 연락처 정보가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또 "특정 현장 사무소로 배치와, 일부 경우에는 중대한 정보·보안·방첩 업무와 관련한 부서로의 배치에 대한 세부 정보도 포함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이 스프레드시트에 "중국 스파이, 러시아 정보기관, 마약 카르텔 등을 상대로 한 민감한 업무를 포함해 수많은 FBI의 업무 배정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했다.
특히 '중국 범죄 조직 전담 유닛', '중국 기술이전 분석 유닛' 등에서 중국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14명과, '러시아 작전 섹션', '러시아 핵심 인프라 및 기술 위협' 등 러시아 관련 직원 9명, 이란 또는 헤즈볼라 관련 정보 업무 요원 3명 등도 스프레드시트에 명시돼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해커 조직은 FBI가 지난 5월 자신들의 해킹 수법에 대해 공식 경보문을 발령한 것을 1주일 안에 철회하거나 수정하라고 요구하며 그러지 않을 경우 더 큰 결과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더 큰 결과'는 탈취한 신상정보 데이터를 유출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샤이니헌터스는 지난 5월 미국 대학가의 온라인 학습 플랫폼 '캔버스' 해킹을 주장하면서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데이터를 유출하겠다고 위협했는데, 이에 FBI는 이 조직이 실제로 보유하지 않은 정보로 피해자를 압박할 수 있다면서 금전 요구에 응하지 말라고 당부한 바 있다.
NYT는 "샤이니헌터스가 이메일을 보내 'FBI가 우리의 요청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어떤 조처를 할지 밝힐 수 없다. 우리는 FBI를 갈취하는 것이 아니며, 이번 사건은 재정적 동기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걸 강조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FBI의 채용 포털은 현재 접속이 되지 않는다. 전날에는 '이 사이트는 샤이니헌터스에 의해 장악됐다'는 배너가 게시됐다고 NYT는 전했다.
FBI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채용 포털(http://FBIJobs.gov)을 손상시키고 FBI 직원의 개인 식별 정보를 유출했다고 주장하는 사이버 범죄 조직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침해 경로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면서도 "우리는 이 문제를 적극적이고 철저히 수사 중"이라며 "모든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채용 포털을 지원하는 서비스 제공업체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고 덧붙였다.
FBI가 이처럼 직원 신상정보 유출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하지 않았지만, NYT는 "범죄 조직을 추적하는 전현직 FBI 당국자들과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이번 유출이 사실로 보이며, 이는 FBI에 잠재적으로 치명적 보안 허점이자 방첩 활동의 위기에 해당한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FBI 당국자들의 신상 정보가 다크웹에 게시될 경우 중국, 러시아 등 외국 정보기관이 이를 획득해 첩보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고 NYT는 짚었다.
FBI 및 미 법무부에서 사이버 보안 업무를 담당한 수몬 단티키는 NYT에 "사실이라면, 이번 데이터 유출은 그 누구도 사이버 위협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안타깝게도 심각한 공공 안전 및 방첩 위험을 키운다"고 말했다.
FBI에서 주요 사이버 수사를 총괄했던 신시아 카이저는 "가장 우려되는 점은 원한을 품은 범죄자가 이 데이터를 이용해 자신을 수사한 FBI 요원뿐 아니라 이 요원의 가족까지 표적으로 삼아 신체적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min2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