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공군기지 테러 모의·여객기 추락 시도 등 잇따라 경고 '자화자찬'
야당 지도자 "안보 브리핑엔 그런 내용 없어" 정면 반박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 당시 사전 정보를 묵살했다는 폭로로 '안보 실패' 책임론에 휩싸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대내외적으로 정보력을 과시하며 오명 벗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동맹국인 영국에 공군기지 테러를 사전 경고했다며 공을 내세우는가 하면, 최근 발생한 여객기 테러 시도에도 "내 경고가 맞았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야당의 거센 반박에 부딪혔다.
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밤 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의 영국 내 공군기지 테러 모의 첩보를 영국 측에 사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앤디 버넘 영국 총리 정부가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 생산품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지난달 8일 상황을 거론하며 "우리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공격 첩보를 제공했는데, 바로 다음 날 그들은 우리에게 제재를 가했다"고 맹비난했다.
이는 이스라엘의 정보 자산을 대외적으로 과시함과 동시에, 안보적 도움을 제재로 갚은 영국 정부를 비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달 27일 새벽 미국이 대(對)이란 군사작전에 사용해온 영국의 페어퍼드 공군기지 인근에서는 테러 모의 혐의 등으로 남성 5명이 체포됐으며, 버넘 총리는 이 사건에 "이란이 연루됐다는 강력한 정황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정보력 과시는 국내 무대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전날 오만 국적 부기장의 흉기 난동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비상 착륙한 플라이두바이 여객기 사건을 두고 "내가 선거를 앞두고 적의 공격 징후가 있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자화자찬했다.
실제로 그는 지난달 29일 텔 노프 공군기지를 방문해 "선거를 앞두고 적들이 우리를 공격할 것이라는 징후를 포착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야당 지도자인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는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찬물을 끼얹었다.
네타냐후 총리의 '적 공격 징후' 발언 직후 공식 안보 브리핑을 요구해 받았던 라피드 전 총리는 "실제 브리핑 내용 중에는 총리가 언급한 그런 형태의 공격에 관한 구체적인 첩보가 전혀 없었다"고 직격했다. 무너진 안보 이미지를 만회하기 위해 실체 없는 위협을 정치적으로 과장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처럼 '안보 수호자' 이미지 재건에 나선 배경에는 3년 전 하마스 기습 공격 당시의 뼈아픈 안보 실패가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이스라엘 언론과 외신에서는 하마스의 기습 전 아랍에미리트(UAE)와 이집트는 물론 이스라엘 정보 당국까지 사전에 뚜렷한 공격 징후를 경고했음에도, 총리실과 군 수뇌부가 이를 안일하게 묵살해 최악의 참사를 초래했다는 폭로가 연일 터져 나오고 있다.
한때 '미스터 안보'로 불렸던 네타냐후 총리가 동맹국 첩보 제공 사실까지 이례적으로 공개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하마스 기습 묵살로 굳어진 치명적인 안보 실패 낙인과 야권의 진실 공방 속에 좀처럼 오명을 벗지 못하는 형국이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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