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고교선 화재…정부, 폭력사태에 긴급회의
정부 '도시 폭력' 변질 판단…상당수 학교 온라인 수업 전환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수업 환경에 분노한 프랑스 고교생들의 시위가 전국으로 퍼지고, 일부 지역에선 심한 폭력적 양상까지 띠자 정부가 긴급 대책회의에 나섰다.
프랑스 경찰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에만 전국 고등학교 밖에서 약 900건의 시위와 학교 봉쇄 등이 이뤄졌다고 영국 BBC, 일간 가디언 등이 전했다.
이에 따라 160곳 이상의 학교가 문을 닫았고, 파리와 제2의 도시 마르세유 등 약 30개 대학 캠퍼스의 출입도 차단됐다. 현재까지 학생들의 시위에 영향을 받은 고등학교는 전체 3천700곳 중 1천27곳에 달한다.
이날 프랑스 서부 낭트의 고등학교 두 곳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북서부 루앙의 한 학교 입구가 불길에 휩싸이는 장면도 포착됐다.
내무부에 따르면 이날 하루에만 1천949명이 체포됐다. 시위가 시작된 이래 누적 체포자는 3천명에 달한다. 이날 시위 진압 과정에서 학생들과의 충돌로 다친 경찰관도 305명으로 집계됐다.
시위가 격화하자 마르세유와 스트라스부르 등 일부 지역에선 기물 파손과 폭력 위협, 시위대 이동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정부는 이번 시위가 '도시 폭력'으로 변질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긴급 내각 회의를 소집하고 장관들에게 출장 일정을 취소하라고 지시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실은 회의 후 "폭력 사태의 급증으로 공교육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으며, 교직원과 학생들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상당수 학교가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1일 파리 남동부 교외의 한 고등학교에서 시작된 이번 시위는 파리 지역으로 번졌다가 지난달 29일 전국적 양상으로 확산했다.
학생들은 과도한 수업 일정과 과밀한 학급, 만성적인 교사 부족, 노후화한 시설 등을 문제 삼으며 교육 환경 개선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에두아르 제프레 교육장관은 2일 학생 대표들과 만나 그들의 요구사항을 청취할 예정이다.
이번 학생 시위는 정치권의 공방으로도 번졌다.
프랑스 정부와 극우 정치인들은 이번 시위에 불을 지핀 책임이 급진 좌파에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대통령 후보인 마린 르펜 하원 의원은 앞서 "이것은 더 이상 고등학생들의 시위가 아니다. 이는 전문가들이 조직하고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의원들이 지휘하는 폭동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급진 좌파 진영의 대선 후보인 장뤼크 멜랑숑 LFI 대표는 비폭력 시위를 지지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좌파를 비난하는 건 시위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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