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에 힘입어 급등했던 시게이트, 웨스턴디지털 등 미국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업체 주가가 경쟁 격화 우려로 급락했다.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시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 주가는 각각 9.2%, 6.9% 내렸다.
공급 부족 속에 가격 결정력을 누려온 HDD 업체들이 핵심 부품업체 인수전과 증산 경쟁에 휩싸이며 투자 매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시게이트와 일본 도시바가 일본 TDK의 HDD용 자기헤드 사업 인수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도시바가 올봄 TDK와 먼저 협상을 시작했고, 시게이트가 여름에 더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 인수 규모는 최대 수십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자기헤드는 HDD에서 데이터를 실제로 기록하고 읽어내는 핵심 부품이다. TDK는 이를 만드는 유일한 독립 업체로, 시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 도시바 3사에 모두 공급하고 있다.
시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은 헤드를 자체 생산하면서도 수요가 몰릴 때 TDK 제품을 쓰고, 도시바는 전량을 TDK에 의존한다.
인수전 승자가 가격 결정력을 키우고 경쟁사의 증산을 제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도시바는 2023년 투자펀드인 일본산업파트너스(JIP) 주도 컨소시엄에 인수돼 상장 폐지된 상태다. 매각 주체인 TDK 주가는 이날 도쿄 증시에서 5.3% 올랐다.
여기에 지난 2일 도시바가 3억8천만달러(약 5천억원)를 투자해 2027회계연도까지 AI 데이터센터용 HDD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릴 계획이라는 니혼게이자이 보도가 나왔다.
도시바는 필리핀 공장 등을 중심으로 증산해 약 10%인 시장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공급 용량 기준 시장 점유율은 시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이 각각 약 45% 수준이다.
이 보도가 나온 날에도 시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 주가는 각각 10%, 7% 급락했다.
그간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몰리면서 시게이트 주가는 올해 들어 200% 넘게, 웨스턴디지털은 140% 넘게 각각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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